KBS 양대 노조, 공동파업 출정식…"독립성 지킬 마지막 기회"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KBS 양대 노조인 K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이하 새노조)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고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KBS 양대 노조는 이날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으며 KBS 창립 이래 양대 노조가 공동 파업에 나서는 일은 처음이다.노동조합원은 2600여명, 새노조 조합원은 1200여명으로 80%의 KBS 직원이 파업에 참가했다.한편 KBS 사측은 “서로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도 모자랄 상황에 이런 극단적인 상태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4.5.29/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figure>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새노조)와 KBS노동조합(이하 1노조) 등 KBS 양대 노조가 29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계단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첫 공동 파업 결의를 다졌다.

이날 KBS 16개 직능단체 협회장들과 지역 조합원도 함께 한 가운데 1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공동 파업출정식에서 새노조 권오훈 위원장은 "한자리에 모이는 데 5년이 넘게 걸렸다"면서 "한쪽만 있었다면 이 개념광장을 꽉 메우지 못했을 것"이라며 양대 노조의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이번 파업은 KBS의 기자, PD, 경영인, 엔지니어, 아나운서, 촬영감독 등 모든 구성원이 함께하는 무기한 총파업이자 KBS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길환영 사장이 불법파업 운운하며 협박하고 징계와 해고를 남발하더라도 물러서지 않을 것"밝혔다.

1노조 백용규 위원장은 "청와대가 전화하고, 사장이 보도국에 전화해서 '의견'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로 보도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양대 노조와, 협회, 보직 간부 등 KBS 모든 직원과 연대하고 같이 투쟁해 KBS를 바로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노조(기술직 중심·2500여명)와 새노조(기자와 PD 중심·1200여명)가 동시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두 노조가 갈라진 2009년 이후 처음이다. KBS 직원 4700여명 중 두 노조의 조합원만 합쳐도 3700여명에 이른다.

양대 노조 위원장의 발언 이후에는 기자, PD, 촬영감독 등 각 직능협회장의 발언과 총파업으로 빚어진 방송 파행에 대한 국민 사과 시간이 이어졌다.

"국민 신뢰 1위 방송, KBS"를 보도하는 '뉴스9' 영상과 박근혜 대통령과 길환영 사장의 "보도 개입은 없다"는 발언 영상 뒤 "유신 미화 방송 13건", "'추적 60분' 2주 불방"이라는 장면이 이어질 때는 노조원들이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막내 기수 자유 발언 시간에는 38기 촬영기자가 나와 세월호 현장에서의 경험담을 얘기했다. 그는 "진도에서 나도 모르게 취재 윤리보다 속도 경쟁에 빠져 실종자 가족들의 눈물을 찍고 있었다"며 선배들에게 공정하고 양심있는 방송을 향한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진 투쟁 결의에서 노조원들은 "길환영 사장의 퇴진이 끝이 아니다"며 "보도의 공정성,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제도 개선과 KBS 사장 선임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한편 KBS 양대 노조는 28일 KBS 이사회가 길환영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 표결을 다음달 5일로 연기하자 이날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길 사장이 KBS의 인사와 보도에 개입했다며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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