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문 장식등, 100년만에 제자리로…'모던라이트, 대한제국 황실 조명'展
개항 이후 전기 도입하고 근대 조명기구 설치, 시대상 변화 조명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2025년 3월 3일까지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에서 개항 이후 전기를 도입하고 덕수궁에 근대 조명기구를 설치해 근대국가의 면모를 갖추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노력과 시대상의 변화를 조명하는 '모던라이트(Modern lights), 대한제국 황실 조명'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개항 이후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을 비롯한 궁궐 내외에 설치되었던 장식등(샹들리에)과 서양식 촛대, 석유등, 유리 등갓, 부속품 등 근대 조명기구 100여 점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특히 '이화문 장식등'은 1904년경 덕수궁 돈덕전 건립 당시 접견실 회랑에 설치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로, 이번 전시를 계기로 100여 년 만에 제자리인 돈덕전에 돌아왔다.
총 4부로 구성된 전시의 1부 '대한제국, 빛의 세계로 들어서다'에서는 덕수궁에 전등 설비가 마련되기까지 전기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전기의 도입 과정을 '에디슨 전구', '덕수궁평면도'(德壽宮平面圖) 등으로 살펴본다.
개항 이후 미국에 파견된 보빙사의 건의로 '에디슨 전기회사'(Edison Electric Light)가 1887년 경복궁 건청궁에 첫 전등을 밝히고, 1898년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회사를 설립해 대한제국의 황궁인 덕수궁에 첫 전등을 밝히기까지의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볼 수 있다.
2부 '근대의 빛이 피어나다'에서는 왕의 어진을 봉안하거나 그리는 장소였던 정관헌과 황실의 도서관이었던 중명전, 그리고 돈덕전까지 대한제국 선포 이후 덕수궁에 지어진 서양식 건축물들에 설치된 조명기구를 주제로 근대 전환기 정치와 외교의 중심 무대였던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과 전등을 다룬다.
3부 '황실을 밝히다'에서는 덕수궁 내 서양식 건물인 석조전의 실내 장식과 공간별 특성에 맞춰 다채롭게 사용된 영국과 미국산 수입 조명기구 유물들을 선보인다.
이오니아식 장식 기둥과 고전적 문양으로 꾸며진 접견 공간에 놓였던 '화로형 스탠드' 한 쌍과 탁자나 침대 옆 협탁에 두었던 '석유등'을 당시 석조전의 내부 장식을 조달했던 영국 메이플 회사(Maple & Co.)의 가구와 함께 연출해 당대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다.
서양식 연회나 접견 시 활용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화형 초받침'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아꼈다고 전해지며, 요정의 불빛처럼 빛난다는 의미로 '페어리 램프'로 불렸다.
4부 '이화문, 궁궐에서 빛나다'에서는 황실이 창덕궁으로 옮겨간 이후 '이화문 유리 등갓' 등 덕수궁의 조명기구를 선보인다.
1904년 덕수궁 대화재 이후 재건되어 새롭게 설치된 함녕전과 덕홍전의 장식등과 '유리 등갓', 대한문과 덕홍전의 '구형 유리 등갓' 등 다채롭게 사용된 전등기구를 살펴볼 수 있다.
창덕궁 대조전 욕실에 달려있었던 '트로자리에 등갓'과 대청의 대형 장식등 중앙등에 걸려있었던 '마쓰다램프'는 100여 년 전 제작품으로 종류별 각 1점씩 현존하며 이들을 비롯해 가지각색의 이화문 유리 등갓 40여 점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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