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대 남은 '삼륜 연탄 배달차' 기아 T-2000, 예비문화유산 된다

국가유산청, 예비문화유산 제도 9월 시행…자동 성냥 제조기 등도 지정 예정

삼륜 화물차(기아 T-2000) 사진 출처_금호클래식카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내에 유일한 자동 성냥 제조기와 삼륜 화물차 등이 국가 예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국민의 삶과 역사·문화를 대표해 앞으로의 가치가 충분한 유산들을 발굴하는 '예비문화유산' 제도가 오는 9월 시행된다며 4일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9월 제정한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예비문화유산 제도는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으면서 미래가치가 큰 문화유산을 발굴해 보존·관리하는 취지이다.

국가유산청은 제도 시행에 앞서 5월 한 달간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찾기' 공모전 및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생활유산과 산업,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361건(1만 3195점)의 근현대문화유산을 접수했다.

경북 의성의 성광 성냥공업사에서 축목(성냥개비)에 초(파라핀)와 두약(화약)을 찍고 건조해 성냥을 생산했었던 1982년 제작된 자동 성냥 제조기(윤전기)는 전국에서 단 하나 남은 근현대 성냥 제조업 관련 산업유산이다.

기아 T-2000은 국내 유일한 삼륜 화물차로, 1967년부터 1974년까지 생산됐다가 단종됐다. T-2000은 당시 주로 국내 자영업자와 용달회사 등에서 사용했던 모델로 '연탄 배달차'로 국민의 기억에 남아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한국 브리태니커 대표를 지낸 한창기 대표가 1976년 3월 창간한 '뿌리깊은나무'의 친필원고가 있다.

'뿌리깊은나무'는 정기구독자가 최대 6만 5000명에 달했던 우리나라 대표적 월간지 중 하나로, 당시에는 드물게 순우리말 제목에 한글만 사용해 원고를 작성했고 인쇄본에 처음 가로쓰기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편집 디자인을 선보였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공모를 통해 접수한 문화유산들에 대해 기초자료 조사와 지자체 협의, 각 분야 전문가 검토,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예비문화유산으로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되면 보존과 활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 이상이 되면 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