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복구에 1.5억…국가유산청 "낙서범에게 소 제기"
1차 복구비용 1.3억 원, 2차 복구비용 1900만 원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가유산청은 두 차례 낙서를 당한 경복궁 담장의 총 복구 비용을 감정평가 기관에 의뢰해 평가받은 결과 1억 5000여만 원이 나왔다고 23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감정평가 전문기관의 잠정적 평가금액을 밝히며 1차 낙서 복구비용에 1억 3100여만 원, 2차 낙서 복구비용에 1900여만 원이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6월 1, 2차 낙서범들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16일(1차)과 17일(2차) 경복궁을 둘러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주변 궁장(궁궐담장)과 영추문에서 스프레이 낙서가 발견됐다. 1차 낙서자는 10대 남성, 2차 낙서자는 20대 남성 설모씨로, 1차 낙서자는 소년범이란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됐으나, 설씨는 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설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경찰은 1차 낙서자인 10대들에게 낙서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를 추적해 전날 체포했다. A씨는 문화재보호법 위반(손상 또는 은닉죄)과 저작권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 배포) 등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A 씨는 지난해 12월 16일 10대 낙서자에게 경복궁 영추문, 국립고궁박물관, 서울경찰청 동문 담벼락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영화공짜 윌OO티비.com feat 누누'라는 약 30m 문구를 낙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불법 사이트 운영자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낙서 발견 이후 같은달 16일부터 20일까지, 26일부터 28일까지 두 번에 걸쳐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와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의 문화유산 보존처리 전문가들을 동원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지난 4월에는 2차 보존처리 작업을 통해 담장 복구를 완료했다.
국가유산청은 복구에 투입된 장비 사용료와 인건비를 모두 합하면 복구 비용으로 약 1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10대 낙서자에게도 손해배상 청구가 이뤄진다. 국가유산청의 법리 검토 결과 10대에게도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 변상할 능력이 없는 경우 그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1차 낙서자는 2000원짜리 스프레이 두 통을 사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해배상 청구가 실제로 이뤄지면 2020년 문화재보호법 개정 이후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전에는 복구 명령을 내리거나 형사처벌이 주를 이뤘다. 지난 2017년 9월 울산 울주군 언양읍성 성벽에 스프레이 낙서를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에게 1심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성벽 복원비용에 약 2700만 원이 든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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