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의 초청으로 오셨습니다"…'극진대접' 경복궁 별빛야행 가보니

올해 상반기 경복궁 별빛야행 개막…12일 오후 2시 2차 티켓 오픈
소주방에서 전통공연 보며 12첩 반상 곁들여…중간중간 짧은 연극도

2일 오후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경복궁 별빛야행 사전행사에서 공연이 열리고 있다. '경복궁 별빛야행'은 오는 3일부터 5월4일까지 하루 2회씩 운영한다. 2024.4.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전하의 초청으로 경복궁에 오신 것을 환영하옵니다."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지난 2일 오후 7시50분쯤. 어둠이 깔리자 경복궁 선원전터에서 기다리던 '이상궁'이 별빛야행을 사전 답사하기 위해 모인 기자들을 맞이했다.

이상궁은 이내 궁궐의 부엌인 소주방(燒廚房), 그 중에서도 외소주방으로 참가자들을 안내했다. 대궐 안 음식을 만들던 소주방은 왕가의 음식을 만드는 내소주방과 손님이나 잔치 음식을 만들던 외소주방으로 나뉜다.

외소주방에 들어서니 우리의 전통 음악이 밤공기를 은은하게 울리고 있었다. 툇마루에는 조선시대 왕과 왕비가 받았던 '도슭수라상'(도슭: 도시락의 옛말)이 유기 도시락에 담겨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참가자들은 툇마루에 앉아 국악을 들으며 도슭을 먹는다.

홍시죽순채, 배추김치, 저염명란젓, 오이송송이, 더덕구이, 탕평채, 삼합장과, 호두조림, 진지, 너비아니, 애호박전, 생선완자전 12첩에 석류 표고버섯탕이 국으로, 전복초가 꽃별찬으로 나온다. 모약과와 정과1종, 꽃인절미, 오미자차로 식사를 마무리한다. 채식을 하는 사람은 사전 신청 시 관련한 도슭을 받을 수 있다.

2일 오후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경복궁 별빛야행 사전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소주방 '도슭수라상'을 체험하고 있다. '경복궁 별빛야행'은 오는 3일부터 5월4일까지 하루 2회씩 운영한다. 2024.4.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궁증음식 체험을 마치면 전문 해설사와 함께 경복궁 야간 탐방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자경전을 시작으로 집옥재, 장고, 팔우정, 건청궁을 거쳐 향원정에 이르는 코스로 약 1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우리나라 최초로 전기가 점등했던 건청궁과 연못 위 향원정에서는 근대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고종의 이야기를 담은 극을 관람할 수 있다.

경복궁 별빛야행의 백미이자 취향교를 건너며 즐기는 향원정의 야경은 조명과 조화를 이뤄 낮과는 또 다른 특별한 정취를 선사한다.

장을 보관하던 장고에서도 상궁들이 펼치는 극을 감상할 수 있는데, 달 밝은 봄밤 수많은 장독과 봄꽃나무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경복궁 별빛야행 2차 티켓은 오는 12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에서 선착순 판매된다. 회차당 34명(1인당 최대 2매)까지 예매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1인당 6만원이다. 2차 행사는 24일부터 5월 1일까지이다.

2일 오후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경복궁 별빛야행 사전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향원정의 야경을 감상하고 있다. '경복궁 별빛야행'은 오는 3일부터 5월4일까지 하루 2회씩 운영한다. 2024.4.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2일 오후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경복궁 별빛야행 사전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경복궁 별빛야행'은 오는 3일부터 5월4일까지 하루 2회씩 운영한다. 2024.4.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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