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테러' 또 뚫린 경복궁 담벼락…'CCTV' 20여대 추가 설치(종합)
16일 이어 17일도 스프레이로…가수 '검정치마'와 노래 제목, 그리고 '하트'
17일 용의자는 자수, 경찰 '범행동기' 등 확인…"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할 것"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경복궁 담벼락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지 하루 만에 또 '낙서 테러'를 당했지만, 현재로선 마땅한 재방방지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8일 경찰과 문화재청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7일 오후 10시19분쯤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벼락에 낙서가 추가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이 낙서는 원 맨 밴드 '검정치마'와 그의 노래 제목, 그리고 '하트'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낙서가 적힌 장소는 지난 16일 첫 낙서로 담벼락이 훼손돼 문화재청이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인 곳의 부근이다. 추가 낙서가 발생한 셈이다.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11시45분쯤 용의자 A씨가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게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 및 공범 유무 등을 확인하고 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사적 등 지정문화유산에 글씨, 그림 등을 새기는 등 보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원상 복구를 명하거나 관련 비용을 청구할 수 있으며, 5년 이하의 징역 및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틀 연속 궁궐 담장에 스프레이 낙서가 발견되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문화재청도 반복되는 '낙서 테러' 재발 방지에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야외에 있는 문화재의 경우 사물인터넷(IoT)으로 동작을 감지하면 즉각적으로 폐쇄회로(CC)TV를 통해 문화재청이 대응할 수 있는 구조인데, 궁궐 담벼락 같은 경우는 워낙 범위가 넓고 사람들이 주변을 자주 이동이는 곳이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쓰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로서는 '사람'이 지키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이 또한 범위의 문제 등으로 적용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문화재청은 우선 경복궁 담장 외부 9개소에 CCTV가 14대 있는데, 향후 20여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문화재 보존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경복궁 담장 외부 모든 구역에 경찰관을 추가 배치했고, 경복궁을 포함한 4대궁에 대한 순찰을 강화한 상태다.
이번 낙서 테러의 복구 작업은 화학 약품 처리, 레이저 세척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진행 중에 있다. 문화재청은 스프레이 흔적을 지우는 데 최소 일주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추운 날씨 탓에 지연될 여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센터 및 국립고궁박물관의 문화유산 보존처리 전문가 20여명이 스팀 세척기와 레이저 장비, 약품 등을 동원해 최대한 신속비 복구를 하고 있다"며 "최소 일주일 정도 예상했던 복구 작업은 추가 훼손으로 인해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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