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테러' 또 뚫린 경복궁 담벼락…보초 세워야 하나
16일 이어 17일도 스프레이로…가수 '검정치마'와 노래 제목, 그리고 '하트'
야외 문화재, IoT로 동작 감지땐 CCTV로 확인…담벼락 범행에 적용 한계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경복궁 담벼락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지 하루 만에 또 '낙서 테러'를 당했지만, 현재로선 마땅한 재방방지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8일 경찰과 문화재청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7일 오후 10시20분쯤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벼락에 낙서가 추가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이 낙서는 원 맨 밴드 '검정치마'와 그의 노래 제목, 그리고 '하트'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낙서가 적힌 장소는 지난 16일 첫 낙서로 담벼락이 훼손돼 문화재청이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인 곳의 부근이다. 추가 낙서가 발생한 셈이다.
경찰은 새 낙서를 한 사람이 기존 범행 용의자와 다른 인물일 것으로 보고 두 사건 간의 연관성을 수사 중이다.
문화재청은 반복되는 '낙서 테러' 재발 방지에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야외에 있는 문화재의 경우 사물인터넷(IoT)으로 동작을 감지하면 즉각적으로 폐쇄회로(CC)TV를 통해 문화재청이 대응할 수 있는 구조인데, 궁궐 담벼락 같은 경우는 워낙 범위가 넓고 사람들이 주변을 자주 이동이는 곳이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쓰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로서는 '사람'이 지키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이 또한 범위의 문제 등으로 적용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첫 번째 낙서 테러의 복구 작업은 화학 약품 처리, 레이저 세척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진행 중에 있다. 문화재청은 스프레이 흔적을 지우는 데 최소 일주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추운 날씨 탓에 지연될 여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아직 최적의 복구 방법은 찾지 못했고 여러 방법을 테스트 하는 중"이라며 "적합한 방법을 찾는다면 복구엔 최소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7일 낙서 용의자를 기존 2명의 용의자와 다른 인물로 추정하고 이들에게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문화재보호법위반) 혐의를 적용,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며 동선을 추적하고 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사적 등 지정문화유산에 글씨, 그림 등을 새기는 등 보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원상 복구를 명하거나 관련 비용을 청구할 수 있으며, 5년 이하의 징역 및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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