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유족, 광화문 월대 어도 장식했던 석조각 두 점 국가에 기증
학술적·예술적·기술적 가치 높아…문화재청, 광화문 월대 복원에 사용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 측이 광화문 월대 어도(임금이 다니는 길)의 가장 앞부분을 장식하던 서수상(瑞獸像, 상상 속 상서로운 동물상)으로 추정되는 석조각 두 점을 문화재청에 기증했다.
문화재청은 현재 복원 중인 광화문 월대에 해당 석조각들을 활용하기로 했다며 29일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기증받은 석조각 2점은 △문화재청이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한 소맷돌(돌계단 옆면의 마감돌) 받침석에 윗부재를 앉히기 위해 가공한 부분의 모양과 크기가 동일하고, △형태와 규격, 양식 등이 사진자료 등을 통해 확인되는 과거 광화문 월대와 일치해 고종대 월대 건립 당시 사용된 부재인 것으로 판단된다.
광화문의 해치상과 경복궁 근정전 월대의 서수상 등과 양식적으로 유사하고, 뿔의 개수나 눈썹, 갈기의 표현 방식과 가공기법 등을 다른 서수상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학술적·예술적·기술적 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 유족은 서수상이 의미 있게 활용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며 기증을 결정했으며, 문화재청은 전날(2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감사의 뜻을 담은 서수상 기증식을 개최하고 감사장 등을 수여했다.
이 회장 유족들은 지난 2021년 '문화유산 보존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는 이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을 포함한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 기관 등에 기증한 바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기증식에서 "광화문 월대 복원에 기여해 주신 고(故) 이 회장 유족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유물을 잘 활용해 광화문 월대 복원, 더 나아가 경복궁 복원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이를 통해 역사와 전통을 되살리면서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세계에 널리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화문 월대는 동구릉(경기도 구리시)에서 보관 중이던 난간석 부재 등 50여 점과 이번에 기증이 이뤄진 서수상 2점을 통해 원래의 부재를 되살림으로써 당시의 모습과 가깝게 복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화문 월대는 오는 10월 복원이 마무리돼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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