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휘 시인 시집 ‘무사시노(武蔵野)’ 출간
- 김형택 기자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안준휘(安俊暉) 시인의 시집 ‘무사시노(武蔵野)’가 출간됐다.
재일시인 안준휘의 시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 만요슈(萬葉集, 1400여 년 전에 성립)의 와카(和歌), 단카(短歌, 5·7·5·7·7의 5구 31음절로 짓는 전통정형시), 하이쿠(俳句, 5·7·5의 17음절로 짓는 근세기에 형성된 정형시) 등 일본 고전시의 정형미, 음률, 리듬 등의 형식을 취하여 서정적으로 처연한 내면세계를 펼쳤다. 그 속에 고뇌와 철학이 깔려 있다.
일본의 전통정형시는 각각의 시에 제목을 붙이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일본 전통시가의 단시 작법을 빌려 하나의 거대한 장시로 완성했다. 독특한 이 시집은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크게 화제와 기대를 모았다.
또한 그는 아버지를 통해 조선의 정형전통시인 시조와 한시를 접한 적이 있어, 그의 시에는 한반도의 전통시 세계도 깔려 있다.
이 시집은 시인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자신과 관련된 땅과 자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독자적이고 독특한 음률로 그려낸 장대한 장편연작시집이다.
시에 구어체와 문어체가 미묘하게 섞여 있어 자칫 딱딱할 수 있지만, 음악성과 리듬감이 풍부하여 아름다운 서정성이 느껴진다.
안준휘 시인은 1943년 일본 이바라키현(茨城県)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했다. 재일한국인 2세로, 본적은 경북 영일군이다. 일본 조치(上智)대학 철학과 및 조치대학 철학과 대학원 철학연구과 졸업했다. 일본어 시집으로 '모시풀 들판(苧種子野, 무사시노)' '오디(桑の実, 뽕나무 열매)' '무사시노(武蔵野)' '등심초(灯心草)'가 있으며, 모든 시집이 일본 최고의 명문 출판사인 시초샤(思潮社에서 출간됐다. 영어 시집 'MUSASHINO', 한국어 시집 '무사시노(武蔵野)' '등심초' '꽃 그림자(花の影)'가 있다.
옮긴이 한성례 시인은 1955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세종대학교 일문과 졸업 및 동 대학원 국제지역학과에서 일본학을 전공했다. 1986년 ‘시와 의식 신인상’으로 등단해, 한국어 시집 ‘실험실의 미인’, ‘웃는 꽃’, 일본어 시집 ‘감색치마폭의 하늘은’, ‘빛의 드라마’, 네덜란드어 시집 ‘길 위의 시(Gedichten voor onderweg)’, 인문서 ‘일본의 고대 국가 형성과 만요슈’ 등의 저서가 있다. 1994년 ‘허난설헌 문학상’, 2008년 일본에서 ‘시토소조 문학상’, 2022년 ‘포에트리 슬램 번역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세종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로 있다.
안준휘 지음/ 한성례 옮김/ 황금알 펴냄/ 240쪽/ 2만 원
kh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