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심장의 여진을 옮겨 적은 애틋한 시들을 편지로 전하다

[신간] '두 개의 편지를 한 사람에게'

'두 개의 편지를 한 사람에게'(현대문학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봉주연 시인의 첫 시집이 출간됐다. "계단 한 칸 한 칸 공들여 오르는 마음으로 시를 쓰겠다"고 등단 소감에서 밝힌 생각을 이 시집을 통해 마음껏 펼쳐 보인다.

이 시집에는 42편의 곡진한 시편이 가득하다. 또한, 이 시편들을 더욱 환히 밝혀줄 송현지 평론가의 애정 어린 해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봉주연의 시는 '너'라는 특정한 수신인을 향한다. '너'와 "미래의 집"을 상상하고 "매일 밤 하나의 방에서 소등을 함께 하자는 약속"을 한다. 사랑이란 "만나기 전부터 서로의 정체를 맞혀보는 놀이"다. '너'는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은 약속과 상상 속에서 미지의 존재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름을 불러주면 꽃이 되듯, '너'는 이 편지의 수신인이기 때문에 비로소 각별해진다. "당신에게 서운한 마음을 이야기한다면 / 그건 네가 내게서 멀지 않다는 뜻"이라고 조심스레 마음을 내비치며 사랑은 시작된다.

송현지 평론가에 따르면, 봉 시인이 자신의 시가 고전적이고 단순한 러브레터로 읽힐 위험을 무릅쓰고 '편지' 형식을 택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한 지점에서 만나듯 편지는 서로의 마음이 가장 가까이 겹쳐지는 글이다.

이 시집은 봉 시인이 우리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다. 그래서 다음 편지를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 못내 기쁜 지점이 된다.

△ 두 개의 편지를 한 사람에게/ 봉주연 글/ 현대문학/ 1만 2000원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