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한강이 온다"…'노벨주간' 개막, 주인공은 '한강'

6일부터 12일까지 '노벨 주간'…수상자들 기자간담회·연설 등 다양한 행사 참석
10일 대망의 시상식, 한국인 최초 스톡홀름콘서트홀서 수상…국왕 옆자리 만찬 관심

2024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이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포니정홀에서 열린 '2024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2024.10.17 /뉴스1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오는 10일 제124회 노벨상 시상식이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노벨평화상)에서 열리는 가운데 '노벨 주간'(Nobel Week)이 6일 시작해 12일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은 다양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전세계인들과 만난다. 수상자 가운데 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54)가 있다.

5일 노벨재단(스웨덴어: Nobelstiftelsen)에 따르면 이날 '노벨 주간'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6일부터 12일까지 노벨상 시상식과 만찬, 노벨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된다.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건 한 작가의 일정이다. 한 작가는 당장 6일부터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이날은 수상자들의 기자간담회가 잇따라 열리는 데, 한 작가는 수상자 가운데 가장 먼저 전세계 기자들과 만난다.

한 작가는 이날 오후 1시(현지시각, 한국시각 오후 9시)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열리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다. 지난 10월 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한 작가가 여러 기자와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전세계에서 온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만큼 어떤 다양한 질문이 나오고, 한 작가가 이에 어떻게 답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언과 관련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도 예상돼 한 작가의 생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 작가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같은날 오전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노벨박물관에 모여 자신의 소장품을 전달하고 의자에 서명한다. 수상자들이 기증한 기념품과 서명한 의자는 노벨박물관에 전시된다.

7일 오후 5시(한국시각 8일 오전 1시)에는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수상 기념 연설'(Lecture)이 있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시상식에서 소감을 밝히지 않고, 시상식이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만찬에서 3분 내외의 짧은 소감을 밝힌다. 노벨재단은 대신 수상자가 자세한 소감을 밝힐 수 있도록 '수상 기념 연설'을 따로 마련한다.

한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다음날인 10월 11일 출판사를 통해 "수상 소식을 알리는 연락을 처음 받고는 놀랐고, 전화를 끊고 나자 천천히 현실감과 감동이 느껴졌다. 수상자로 선정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는 짧은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찾은 시민들이 한강 작가의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2024.10.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한 작가의 수상 기념 연설은 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방송된다.

한 작가는 8일 오후 7시 시상식이 열리는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노벨콘서트'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시상식 하루 전날인 9일에는 올해의 수상자들이 원탁에 모여 앉는다. 1960년대부터 노벨주간에 노벨상 수상자들은 한데 모여 자신의 연구 성과와 배경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노벨 마인드'(Nobel Minds)에 참석한다. 이들의 대화는 스웨덴 공영방송(SVT)과 영국의 BBC를 통해 전세계에 중계된다.

다만, 한 작가는 참석하지 않을 수 있다. 2022년과 2023년 '노벨 마인드'에 문학상 수상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10일은 대망의 시상식이 열린다. 노벨재단은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각 10일 자정)부터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제124회 노벨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약 1시간 10분간 진행되는 시상식이 끝나면 스톡홀름 시청사로 옮겨 만찬이 이어진다. 만찬은 대략 4~5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만찬이 끝나면 만찬장 바로 옆 골든홀에서 무도회가 이어진다.

가장 큰 관심은 한 작가가 만찬장에서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 옆자리에 앉을지 여부다. 1300명이 동시에 식사하는 만찬장은 자리 배치가 '여자-남자-여자' 순이다. 한 작가가 수상자 중 유일한 여성이기 때문에 구스타프 국왕 왼쪽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만약 한 작가가 구스타프 국왕 옆에 앉게 된다면 '남자가 왼쪽 여자를 케어해야 한다'는 만찬 에티켓에 따라 구스타프 국왕과 많은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노벨주간의 마지막 날인 12일 한 작가는 로열 드라마틱 극장(Royal Dramatic Theater)에서 열리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밤에 참석해 작가와의 대화, 배우들의 작품 낭독, 음악 감상 등을 통해 전세계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스톡홀름 콘서트홀의 모습. 한강 작가는 오는 10일 오후 4시(현지시각) 이곳에서 노벨문학상을 받는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는 것은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다만, 노벨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식이 열려 스톡홀름 콘서트홀에 서 노벨상을 받는 한국인은 한강 작가가 처음이다. 2024.10.11/뉴스1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