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용암리의 MZ세대 이장…지긋지긋했던 고향, 돌아온 이유는

[신간] '제가 이 마을 이장인디요'

'제가 이 마을 이장인디요'(상상출판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전라남도 완도군 용암리에 범상치 않은 이장님이 있다. 부임 당시 전국 최연소 이장으로 화제가 됐던 저자 김유솔이다. 완도 토박이로 자란 저자는 '완도 탈출'이 오랜 꿈이었다. 열여덟, '멋진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로 서울살이를 시작했으나, 5년 만에 그 '지긋지긋한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 책에는 'MZ 청년'인 저자가 서울 갔다 귀향해 완도읍 용암리의 3년차 이장이 되기까지 좌충우돌한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죽어도 서울에서 죽겠다"던 저자가 고향으로 다시 내려온 건, 어느 날 완도 여행이 좋았다는 주변 이야길 들어서였다. "내 고향이?" 반신반의하며 고향에 들렀다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완도 바다의 아름다움을 문득 깨달았다고 한다. 그리고 서울서 사진을 배워 완도로 돌아와 작은 사진관을 열었다.

사진관 주인장으로, 또 도시에서의 경험을 살려 마을 발전을 위해 힘쓰다 보니 용암리 이장님으로 덜컥 발탁됐다. 마을에선 '아기'로 불리는 스물네 살에 말이다. 어느새 3년 차 이장에 접어든 저자는 이제 능숙하게 주민 민원을 청취하고, 익숙하게 경로당으로 향하며, 마을 사람들 대표해 여러 자리에 나선다.

'고향 탈출' 노래를 부르던 소녀였다 '고향 발전' 외치는 청년으로 바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내게 완도와 용암리는 계속 있고 싶은 공간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더 많은 곳에서 활약한다는 사실이 나를 자꾸만 일으키고 걷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나를 돌아오게 했던 그 멋진 바다를 끼고 일을 한다는 점이 멀지 않은 곳에 위로가 있는 것 같아 나를 더 든든하게 만들었다."

◇ 제가 이 마을 이장인디요/ 김유솔 글/ 상상출판/ 1만 6800원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