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11년째 청담동 살아요"…청담동의 감춰진 이면
[신간] '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우리나라 최고의 부촌(富村), 청담동. 유명인이 살고, 최고급 명품 브랜드숍이 즐비한 곳. 한 끼에 몇십만 원을 지불해야 하는 레스토랑이 골목 안쪽으로 늘어선 곳.
이 책은 어쩌다 보니 청담동에서 11년째 살고 있는 저자가, 섬세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화려한 이미지 뒤에 감춰진 이 부촌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써 내려간 '청담동 적응기'다.
작가는 청담동으로 이사 온 후, 이곳과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질감을 느끼며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밑단이 해진 청바지와 후줄근한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자신이 과연 이곳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을지, 그들과 대화하다 자산 상태나 여유롭지 못한 생활 수준이 드러날까 조심스럽고 두렵기도 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아이를 키우며 마주하게 된 청담동 주민들은 의외로 소탈했다. 그들은 브랜드나 집 소유 여부 등 외적인 것들이 아닌, '내가 어떤 운동을 하는지, 쉬는 시간에 뭘 하는지' 등 삶을 어떻게 채워나가는지를 더 궁금해했다.
청담동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사람들 덕분이었다. "대충 살아, 죽으면 다 끝이야"라며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맞지만 '잘 살려면' 어느 정도 내려놓고 사는 게 필요하다는 삶의 지혜를 일깨워준 청담동 대장금 언니, 부드러운 미소와 여유로운 태도로 본보기가 되어 준 백발의 할머니 등이 그들이다.
저자는 '청담동 살이' 초기엔 자신의 결핍만을 들여다보았지만, "청담동 사람들과 부대끼며 우정을 쌓으면서 자신을 온전히 돌아보게 됐다"며 "스스로 단단하지 않으면 금수저도 껍질뿐"이라고 고백한다.
◇ 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시드니 글/ 섬타임즈/ 1만 6800원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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