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어른 위한 동화'도 썼다…2008년 작품 '눈물상자' 눈길

'눈물상자'(문학동네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의 '눈물상자'도 재조명받고 있다. 한강의 주요 소설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 작품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한강 작가가 글을 쓰고 봄로야가 그림을 그린 이 짧은 동화는 2008년 작품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됐다. '눈물은 투명하지만, 그것들을 결정으로 만들면 각기 다른 색깔이 나올 거란 생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야기는 그렇게, 아주 오래지는 않은 어느 날 시작된다. 그날 속에는 모든 상황에 눈물을 흘리는 특별한 아이가 있다. 부모님조차도 그 눈물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 특별한 아이에게, 어느 날 검은 옷의 사내가 찾아온다.

하지만 '순수한 눈물'을 찾아왔다는 이 사내에게 아이는 눈물을 보여주지 못한다. 아이는 눈물을 사기 위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가봐야 한다는 아저씨를 따라나서고, 할아버지는 전 재산을 털어 아저씨가 가지고 있는 눈물방울들을 모두 사서 그 자리에서 그 눈물을 모두 써버린다. 할아버지의 텅 빈 눈물샘 뒤로 드러나는 '그림자눈물'은 또 무엇일까.

이 작품은 충실한 감정에 이끌려 눈물을 흘려본 누구라도, 그 안에 얼마나 많은 '눈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게 해준다. 세상의 일에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모두 눈물을 담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는 '공감'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강은 이 작품에 대해 "이 책을 쓰기 10여 년 전 대학로에서 봤던 독특한 어린이극 '눈물을 보여드릴까요?'가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다"며 "긴 시간을 지나오는 동안 이따금 선명히 떠올라 마음을 씻어주던 그 이미지―상자 속 눈물들의 반짝임―에 감사한다. 때때로, 예기치 않은 순간에 우리를 구하러 오는 눈물에 감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강 작가는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소설문학상' 등 수많은 국내 작가상을 받고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다. 지난 10일에는 스웨덴 한림원이 발표한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대한민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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