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독자들을 '문학'으로 다시 부르다

한강이 언급한 책, 읽고 있는 책 등 동반 관심 고조

11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을 찾은 시민들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책을 구매하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이어 두 번째이며, 아시아 작가 수상은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선정 이유로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꼽았다. 2024.10.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정수영 기자 = 소설가 한강(54)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독자들의 발걸음을 다시 문학으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인터넷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강 작가의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이후 관련 분야의 도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15일 집계 기준으로 한국소설 전체 분야는 전년 대비 판매량 12배 이상, 직전 기간 대비 판매량은 15배 이상 증가했다. 소설 분야 전체로 봐도 전년 대비 7배 이상, 직전 기간 대비 9배 이상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같은 기간 한강 작가의 책 판매량은 1200배 늘어났으며, 한강 작가의 작품 판매량을 빼더라도 소설 전체에서 2배가량 증가했다.

소설 이외의 분야에서도 한강 작가의 영향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작가 인터뷰에서 '현재 읽고 있는 책'으로 언급했던 유디트 샬란스키의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과 루소의 '식물학 강의'의 경우 판매량이 각각 13배, 17배 올랐다.

알라딘에 새로 가입한 고객들의 추이도 주목할 만하다. 14일 기준 신규 가입자의 구매액이 이전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서점가의 유례없는 '한강 신드롬'을 입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예스 24도 마찬가지다. 예스24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영향으로 문학 구매자가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한강 작가의 저서를 제외한 집계를 살펴보면, '소설·시·희곡' 분야 판매량이 전년 대비(10/10~16) 49.3% 증가했다. 또한 한강 작가의 책과 함께 구매한 도서 역시 '문학'으로, '소설·시·희곡' 분야가 16.1%로 1위를 차지했다.

스웨덴 한림원이 공개한 한강 작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언급된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35배 증가했다. 또한 한강이 아버지 한승원 작가에게 추천했다고 알려진 '긴 호흡'과 '올리브 키터리지'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배, 25배 증가했다.

이 밖에도 지난 2014년 '지금 나를 만든 서재' 기획을 통해 한강 작가가 공개한 '내 인생의 책 5권'도 주목받고 있다. 임철우 작가의 단편 소설집 '아버지의 땅', 파스테르나크의 자전적 에세이 '어느 시인의 죽음', 보르헤르트의 유작 '이별 없는 세대',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판화가 카테리네 크라머의 '케테 콜비츠'의 총 판매량은 20배 가량 증가했다.

한강 작가의 책을 주문하면서 함께 산 소설 1위는 양귀자 작가의 '모순'으로 노벨상이 발표된 지난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421.1% 판매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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