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 수상 후 공개된 첫 글은? '외할머니에 대한 추억'

15일 온라인 무크지 '보풀' 3호에 '깃털' 게재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강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은 11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율산마을의 '한승원 문학 학교'에서 회견을 열고 "한강에게 노벨문학상을 준 것은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사고를 친 것'"이라며 웃으며 한강 작가의 어린 시절 가족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모녀의 모습. (한승원 작가 제공)/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첫 글이 온라인 무크지인 '보풀' 3호에 게재됐다. 한 작가는 여기에 외할머니에 대한 단상을 전하는 글을 실었다.

한강 작가는 15일 발행된 보풀 3호의 '깃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외할머니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나를 바라보는 얼굴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외할머니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외동딸(한강 작가의 어머니)을 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강 작가는 외갓집 풍경을 전하며 외할머니에 대해서는 "깃털 같은 머리칼을 동그랗게 들어올려 은비녀를 꽂은 사람, 반들반들한 주목 지팡이를 짚고 굽은 허리로 천천히 걷는 사람" 등으로 추억했다.

또한 외할머니 부고를 접하고 외갓집에 내려간 날 마지막으로 본 외할머니의 모습에 대한 기억을 소환했다.

한강 작가는 "유난히 흰 깃털을 가진 새를 볼 때, 스위치를 켠 것 같이 심작 속 어둑한 방에 불이 들어올 때가 있다"고 마무리하며 마음속 아련함을 전했다.

한편, 보풀은 8월 한강 작가와 이햇빛 음악가, 전명은 사진작가, 최희승 전시기획자 등이 모여 창간한 온라인 동인지다. 이번에 3호를 냈다.

한강 작가는 창간호에서 '보풀'에 대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보풀의 모습은 팔꿈치 언저리에 마치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작은 동그라미다, 보이지 않을 만큼 가느다란 오라기로 이어져 마치 분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연결되어 있다, 후, 불면 흔들리지만 결코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 그런 것들의 목록을 이곳에 모아보려고 한다"고 썼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