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쪽씩 같이 쓸 사람!"…'한강 신드롬' 이번엔 필사 열기로

누리꾼들, 한강 작품 필사 후 '인증샷' 올려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은 작가 한강이 9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라세(Grasset)출판사에서 마련한 축하 칵테일 파티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11.10/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김정한 기자 =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54) 작가 작품이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한강이 운영하는 책방으로 알려진 독립서점은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한강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초판 1쇄 본을 20만 원에 구입하고 싶다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서명본 '채식주의자'를 50만 원에 팔겠다는 게시글도 눈에 띈다. 두 책은 각각 온라인 서점에서 1만 5120원, 1만 3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강 작가가 대표로 있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독립서점 '책방오늘'은 찾아온 시민들로 연일 붐비고 있다. 이 서점 공식 인스타그램에 "당분간 책방을 쉬어간다"는 공지가 올라왔음에도 '성지순례' 하듯 책방을 찾는 시민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강 열풍'은 온라인상에서도 뜨겁다. 인스타그램과 엑스(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한강 작품을 필사(筆寫)한 뒤 인증사진을 올리는 누리꾼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강 소설 필사 챌린지'가 생겨날 모양새다.

한강의 시 '어느 늦은 저녁 나는'을 손수 필사한 독자(사진=엑스@hxxry_j, 사진=독자 제공)

물론 누리꾼들의 한강 소설 필사 인증 사진은 이전에도 SNS상에 꾸준히 올라왔지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독자들의 '필사 의지'를 더욱 지피는 듯 보인다.

한 누리꾼은 한강의 '흰' 중에서 '소금'을 정성스레 필사한 사진을 올리며 "중학교 때 '그대의 차가운 손'이라는 작품을 읽은 것을 계기로 한강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하게 됐다"며 "얼마 전부터 작가님의 작품 중 하나인 '흰'을 필사 중인데, 이번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필사한 내용 중 일부분을 올려본다"라고 썼다.

캐나다 밴쿠버의 누리꾼은 한 온라인 카페에 "한강 작가님의 '소년이 온다' 필사 함께 하실 분을 모집한다"며 "매일 2페이지씩 필사하고 인증하는 방식으로 같이 하실 분 구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주요 온라인·오프라인 서점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책 판매량이 계속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2주 내 100만 부 돌파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출판계가 수년째 불황인 가운데 이번 한강 특수는 가뭄의 단비 같은 현상이다. 최근 서점가에서 100만 부 판매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