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기틀을 세운 위대한 해부학 책의 5000년 역사를 만나다"

[신간] '해부학자의 세계'

'해부학자의 세계'(해나무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우리 몸의 내부 작용은 어떻게 밝혀졌을까. 각 장기의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을까? 이 책은 유럽을 비롯해 중동, 중국, 일본에서 출판된, 역사상 중요한 해부학 책 150여 권을 모아 그 방대한 서사를 풀어낸다.

저자는 고대 이집트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약 5000년 동안 해부학자의 서재를 채운 책 속에는 인체 이해, 예술적 기법, 사회 변화의 역사를 담았다. 해부학이 철학에서 경험 과학으로 넘어가는 과정, 권위에 맞서는 도전과 새로운 발견은 물론, 해부 극장 설치, 시신 도굴꾼 문제와 해부 관련 법 제정, 그리고 예술적이고 적나라한 해부 그림과 인쇄술 발달, 표절 시비 등 보물 같은 이야기를 펼쳐낸다.

이 책에 따르면, 해부학이 처음 적용된 곳은 고대 전쟁터였다. 인류 역사에서 전쟁의 시기에 부상병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해부학 책이 출간됐다.해부학이 인기를 끌었던 17~19세기에는 해부용 시신이 부족해 시신 도굴꾼이 기승을 부려 사회 문제였으며 이를 계기로 해부 관련 법이 제정됐다.

17세기 해부학자 마르첼로 말피기는 자신의 몸을 부검해달라는 유언을 남겨 최초의 해부용 시신 기증자가 됐다. 현미경의 발명으로 모세혈관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윌리엄 하비의 폐쇄 순환계 가설이 검증됐다. 이후 내시경, 마취술과 냉장술, 시신 방부 처리의 발명은 해부학 연구에 기여했다.

이 책을 통해 해부학 책에서 의학적 발견은 물론 책과 관련된 일화를 발견해 내며 5000년 해부학 역사의 흐름을 단숨에 읽어낼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있는 인체에 관한 지식을 얻기까지 어떤 역사를 지나왔는지 알게 된다.

◇해부학자의 세계/ 콜린 솔터 글/ 조은영 옮김/ 해나무/ 2만 8000원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