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전화 한 통, 라면 맛 바꿨다…K-라면 뒷이야기"

[신간] '라면의 역사'

'라면의 역사'(깊은나무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뽀글뽀글 뽀글뽀글 맛 좋은 라면/ 라면이 있기에 세상 살맛 나."(노래 '라면과 구공탄' 중)

한국인의 소울 푸드인 라면. 이 책에는 라면 문화 콘텐츠 창작자 겸 라면 평론가인 저자가 11년간 수천여종의 라면을 맛보고 공부하며 정리한 라면의 역사가 담겼다. 저자는 "세상의 모든 라면을 먹어보겠다"는 꿈을 품고 잘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둔 '라면 덕후'다.

이 책은 일본에서 시작된 라면의 탄생부터 한국 라면 산업의 발전, 그리고 세계 각국의 라면 문화까지 라면의 역사 속에 담긴 수많은 사람의 도전과 혁신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한국 최초의 라면 '삼양라면'에 얽힌 에피소드도 담겼다. 저자에 따르면 삼양라면은 출시 당시 수프에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았고, 닭고기 육수 베이스의 순한 맛이었다. 고춧가루를 넣게 된 계기는 박정희 대통령의 전화 한 통 때문. 박 대통령은 전중윤 삼양식품 회장에게 라면에 고춧가루를 넣어 먹어 보니 더 맛있었다고 말해줬다고 한다.

라면 산업에 대한 농심 신춘호 회장의 뚝심도 다뤘다. 신 회장은 형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한국으로 와 삼양라면이 장악한 라면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고 한다. 신 회장의 열정으로 1980년대 안성탕면, 짜파게티, 신라면 등이 탄생해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게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외에도 이 책은 청보, 오뚜기, 하림, 맥소반 등 수많은 한국 기업이 라면 시장에 진출해 흥망성쇠를 겪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 라면의 역사/ 지영준 글/ 깊은나무/ 2만 원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