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한때 어린이였다"…다정한 어른이 되고 싶은 당신에게

[신간] '구체적인 어린이'

'구체적인 어린이'(민음사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많은 사람이 아이를 낳아 기르지 않고, 심지어 아이와 마주하는 일조차 줄어드는 시대다. 어린이는 모바일 화면 속 귀여운 인플루언서로 관심을 끌거나 혹은 사회 뉴스에 등장하는 영악한 '진상'으로 비치기도 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동료 시민인 진짜 어린이의 모습은 점점 흐려지기 마련이다.

아동문학 평론, 창작, 교육 등 오랜 시간 어린이 문학을 이야기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진짜 어린이를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어린이책 읽기를 권한다. 저자는 말한다.

"어린이책을 읽는 어른이 되어 누리는 가장 큰 선물은 무엇보다 어린이라는 타자와의 만남 자체입니다. 좋은 작품을 읽으며 만나는 여러 어린이는 나의 경계를 한껏 넓혀 줍니다. 이 경험이 다른 타자들, 특히 가장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들에게 열리도록 이끕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어린이책 가운데 어떤 작품을 골라 읽어야 할까? 이 책에 따르면 좋은 어린이책은 어른의 머릿속 관념으로 만든 가짜 어린이가 아닌, 어린이의 보편적이고도 개별적인 특성을 정확히 재현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동시, 동화, 그림책, 그래픽 노블, 청소년 소설 등 여러 장르의 작품 100여 편을 엄선해 총 30개의 주제에 맞춰 어린이책을 소개한다. 권정생의 '몽실언니'를 비롯해 C.S. 루이스의 '사자와 마녀와 옷장', 이수지의 '선' 등이 다뤄진다.

자녀를 키우거나 아이와 부대끼지 않는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좋은 작품을 읽으면 과거의 어린이, 또 머릿속의 어린이만이 아닌 오늘날 내 곁의 어린이를 만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 구체적인 어린이/ 김유진 글/ 민음사/ 1만 7천원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