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사람들을 매혹시킨 것은 '고급 프랑스 요리'만은 아니었다"
[신간] '바베트의 만찬'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이 책은 작가 이자크 디네센의 특기가 빛을 발하는 소설집이다. 성경과 신화, 전설과 민담, 동화와 우화의 세계를 능숙하게 요리해 짤막한 이야기 안에 담아낸 탁월한 인생의 진리를 일깨우는 경이로운 장면들을 만나게 된다.
노르웨이 작은 마을에서 신앙생활을 하며 소박하고 조용히 사는 두 자매의 집에 프랑스 혁명을 피해 온 바베트가 찾아온다. 바베트는 야무진 살림 솜씨와 뛰어난 적응력으로 자매와 마을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는다.
목사로 마을의 정신적 지주였던 자매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100번째 생일을 앞두고 바베트는 직접 생일 만찬을 준비하고 싶어 말한다. 자매는 고마움을 느끼지만, 소박하고 절제된 마을 사람들이 사치스러운 프랑스 만찬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한다.
만찬 날, 마을 사람들은 처음의 경계심을 풀고 바베트의 음식과 술을 있는 그대로 즐기며 밝고 따뜻한 분위기에 휩싸인다. 소박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과 바베트의 자신의 과거 정체에 대한 고백을 통해 두 자매는 삶의 기쁨과 사랑을 깨닫는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인간관계를 통해 감동을 선사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영화로 제작돼 더욱 유명해졌다. 이 책에 함께 수록된 작품으로는 '템페스트', '불멸의 이야기', '진주조개잡이', '반지' 등이 있다.
◇ 바베트의 만찬/ 이자크 디네센 글/ 추미옥 옮김/ 문학동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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