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순 시인 '날개 환상통',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 부문 수상 '쾌거'

김혜순 시인.(문학과지성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 환상통'이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 어워즈) 수상자로 선정됐다.

21일(현지시각)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에 따르면, 미국 뉴욕 뉴스쿨에서 개최한 '2023 NBCC 어워즈'에서 김혜순 시인의 '팬텀 페인 윙즈'(날개 환상통 영문판, Phantom Pain Wings)가 시 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날개 환상통'은 김 시인이 지난 2019년 등단 40주년을 맞아 '문학과 지성'을 통해 발표한 열세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새하기'(새(bird)가 되기)를 통해 전쟁 트라우마의 기억과 이별의 집단적인 슬픔을 묘사하고,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허물고, 젠더와 상징질서의 구획을 돌파해 갔다. 이 시집은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영문판의 번역본으로 출간됐다. 번역은 최돈미 번역가가 맡았다.

김 시인은 앞서 자신의 에세이 '새타니-천공의 복화술'에서 '날개 환상통'에 대해 "부친이 돌아가신 후 쓴 시다"며 "나는 끝없이 새들을 불러들였고,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으로 날아가는 새의 언어를 옮기는 번역가가 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시인의 '날개 환상통'은 '모든 영혼'(All Souls, 새스키아 해밀턴), '개자식들의 회동'(The Gathering of Bastards, 로미오 오리오건), '안내 데스크'(Information Desk, 로빈 시프), '증거 추적하기'(Trace Evidence, 샤리프 새너헌) 등 후보작들과 겨룬 끝에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김혜순 시인의 '날개 환상통' 영문판 '팬텀 ,페인 윙즈'(출처: 아마존)

김 시인은 '시와 회화의 미학적 교류'로 197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분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이후 '또 다른 별에서'(1981), '아버지가 세운 허수아비'(1985), '우리들의 음화'’(1990), ‘불쌍한 사랑 기계’(1997), ‘한잔의 붉은 거울’(2004), '피어라 돼지'(2016),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2022) 등의 시집을 냈다.

그의 작품은 영어, 불어, 독일어 등 여러 나라에서 출간됐다. 시집 '죽음의 자서전'(2016)은 2019년 캐나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그리핀시문학상'(The Griffin Poetry Prize)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명예교수다.

NBCC는 1974년 4월 뛰어난 글을 기리고 전 국민에 독서, 비평, 문학에 대한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창설됐다. 1975년부터 매년 자서전, 전기, 비평, 소설, 일반 논픽션, 시 등 6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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