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에 가려 있던 '여성의 개인사', '여성사'가 되다
[신간] '여성의 역사'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여성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여성에 대한 담론은 과할 정도로 많았지만, 여성의 역사는 자발적인 침묵과 주로 남성에 의한 타의적인 은폐로 인해 흐릿한 그늘에 가려 있었다.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여성사의 '대모'인 저자는 수많은 자료를 찾아내 여성의 존재를 양지로 끌어낸다. 이 책은 문인, 음악가, 배우, 연구자, 기자, 여성운동가 등 삶의 선명한 족적을 남기려 발버둥쳤던 여자들의 이야기를 모아 만든 모자이크다.
여자들의 개인사는 역사가 되지 못하는 이야기 조각일 뿐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 조각들을 가지고 '여성사'라는 더 큰 무대를 그려낸다.
주요 논제는 △여성의 외모와 신체, 성적 욕망에 대한 인식은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가 △창작이나 정치 분야가 여성에게 그토록 폐쇄적이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까지의 성 혁명은 근대화의 결과일 뿐일까, 아니면 여성의 투쟁이 얻어낸 결실일까 등이다.
이 책은 수많은 여성의 목소리는 남성 위주의 오랜 역사 뒤편에서 여성의 혁명이 계속되고 있었음을 선명히 드러낸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계속되고 있었던 주체적 성 혁명을 재발견하는 기회다.
△ 여성의 역사/ 미셸 페로 글/ 배영란 옮김/ 글항아리/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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