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청소하고 꽃을 피우고…지구를 지탱하는 작고 위대한 존재 '벌레'

[신간] 벌레가 지키는 세계

벌레가 지키는 세계

(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사라져가는 벌레가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간 ‘벌레가 지키는 세계’는 30년 차 환경운동가이자 곤충학자인 ‘비키허드’가 무척추동물의 멸종에 영향을 끼친 요인과 그 해결책을 풀어냈다.

책은 벌레가 징그럽고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라는 오해를 완전히 뒤집는다. 최고의 생물학자로 꼽히는 에드워드 윌슨은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작은 곤충”이라고 말했다. 벌레는 오물을 먹어 치워 땅을 비옥하게 하고 식물의 수분을 책임진다.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존재도 보이지 않는 무수한 벌레들이다. 나노 섬유·컴퓨터 알고리즘 같은 기술도 벌레에게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들은 벌레들의 터전을 콘크리트로 뒤덮고 온갖 화학물질을 땅과 바다에 들이부었다. 벌레는 빠른 속도로 멸종하고 있다. 벌레가 없다면 지구 생태계 전체가 뒤흔들릴 것이고 인간도 살 수 없다고 전한다.

책은 총 8부로 구성됐다. 1부와 2부에서는 벌레에 대한 우리의 삶과 자세를 돌아본다. 벌레를 같은 행성을 공유하는 이웃으로 여기는 것에서 나아가 벌레가 지구를 살기 좋은 환경으로 가꿔주는 것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3부에서는 생태계 내에서 벌레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살펴본다. 자연을 회복하려는 노력에 벌레가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4부는 벌레가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리버깅(Rebugging)을 실천하는 방법을 다루고 5부와 6부에서는 환경적 변화가 벌레들의 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7부에서는 리버깅을 성공하기 위한 시스템 차원의 과제와 해결책을 검토한다. 끝으로 8부에서는 벌레가 되돌아온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그려보며 리버깅이라는 위대한 과업에 참여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소개한다.

저자는 리버깅은 진공청소기를 거꾸로 작동시키는 것과 같이 우리가 너무도 오랫동안 빨아들인 것들을 다시 뱉어내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작지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생태계의 일부를 초록빛 들판과 회색빛 도시에도 다시 흩뿌려 놓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전한다.

△ 비키 허드 글/ 신유희 옮김/ 미래의창/ 1만7800원

a_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