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으로 되찾은 미래 향한 원동력…'2020 서울국제작가축제' 폐막

'2020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 강연 중인 황석영 작가.(한국문학번역원 제공)ⓒ 뉴스1
'2020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 강연 중인 황석영 작가.(한국문학번역원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제문학축제인 '2020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지난 8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사인)은 지난 2일부터 온라인에서 '내일을 쓰다'라는 주제로 열린 '2020 서울국제작가축제'가 폐막했다고 9일 밝혔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1개국 11명의 해외작가가 주거지에서 모니터를 통해 한국 스튜디오에 나온 한국작가 14명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편된 행사 웹사이트를 찾은 누적 방문자 수는 약 1만3000명, 총 콘텐츠 조회수는 약 1만회(폐막일 기준)로 집계됐으며, 사전 알림 예약자수는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최 측은 "지난해 기준 약 2000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었던 대면 행사와 달리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국내외 독자들과 함께 문학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비대면 문학축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총 16회 세션이 공개됐으며, 세션은 작가의 낭독으로 시작해 작가간 대담 혹은 토론으로 진행됐다. 지난해와 달리 현장 관객이 없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독자들의 질문을 미리 받아 참가작가의 답변을 들어보는 '질의응답' 코너도 열렸다.

또한 작가가 직접 독자를 찾아가는 '작가의 방' 행사는 비대면 상황을 고려해 EBS '윤고은의 북카페'와 TBS '김규리의 퐁당퐁당' 등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작가와 더 많은 시민들이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자리로 기획됐다.

'개막강연'에서 황석영 소설가는 코로나 사태에 대해 "지난 세기 일상의 잔재를 가차 없이 지워버리고 있다"라면서 "이것은 재난이지만 새로운 세기의 시작이기도 하다"라고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언급했다.

'폐막강연'에서는 이탈리아의 소설가 파올로 조르다노와 소설가 정세랑이 대담을 나눴으며, 정세랑은 "다가오는 절망보다 빨리, 전환을 이뤄낸다면 문명은 더 나은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공감과 이해, 연대의 자세를 당부했다.

'2020 서울국제작가축제' 폐막강연 중인 정세랑 작가.(한국문학번역원 제공)ⓒ 뉴스1

올해 행사에는 이탈리아 파올로 조르다노, 나이지리아 치고지에 오비오마, 독일 브리기테 올레쉰스키, 멕시코 루이스 에두아르도 가르시아, 프랑스 올리비에 게즈, 싱가포르 그위 리 쉬, 일본 오야마다 히로코, 캐나다 킴 투이, 중국 왕웨이롄, 미국 제프리 양 등 해외작가가 참여했다. 국내 작가로는 황석영 소설가와 강성은, 김세희, 박연준, 백수린, 심윤경, 유용주, 이문제, 장류진, 정세랑, 정영수, 조해진, 황인숙, 황인찬 등이 있다.

김세희 작가는 "해외작가와의 비대면 대담은 새로운 경험이었다"라며 "화면 너머에 있는 왕웨이롄 작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의 치고지에 오비오마 작가는 개인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촬영 영상 등을 게시하며 직접 대면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고, 대중의 시청을 독려했다.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코로나 사태로 인해 멈췄던 삶을 다시 돌아봤다"라며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문학이라는 공통의 수단을 통해 세계 작가들과 교류하며 미래를 향한 원동력을 다시 찾는 의미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한편 2020 서울국제작가축제의 모든 프로그램과 콘텐츠는 국영문 자막과 함께 공식 웹사이트와 한국문학번역원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시청할 수 있다. 또한 참가작가의 대상 작품으로 제작된 25종의 전자책은 웹사이트에서 연말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