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성 vs 나로호 기술력 비교해보면...위성은 한국·발사체는 북한 우위

북한이 장거리 로켓 '은하3호'를 기습 발사한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 News1 유승관 기자

</figure>북한이 발사한 ‘광명성 3호’ 2호기가 13일 궤도에 안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국과 북한 간 위성 발사체 기술 차이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이 12일 은하3호 로켓에 실어 쏘아올린 광명성 3호는 1시간35분 주기, 초속 7.66㎞ 속도로 정상 궤도를 돌고 있으나 지상과 교신 성공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이 발사한 위성은 지난 4월13일 발사 직후 폭발했던 은하 3호의 탑재위성 광명성 3호와 동일한 제원을 갖고 있다. 북한이 ‘광명성 3호 2호기’라고 명명한 이유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당시 광명성 3호를 외부에 공개하면서 위성 무게가 100㎏이며 촬영기기가 설치돼 사진을 비롯한 관측자료들을 지상에 보내온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2호기 역시 작은 카메라와 기상센서 등 기본적인 장비만 탑재해 정상 궤도 진입 확인 정도의 용도로 미미한 성능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나로호에 탑재된 나로과학위성은 우주 환경을 관측하고 과학 실험을 위한 이온층 관측센서와 레이저 반사경, 펨토초 레이저 발진기 등 다양한 첨단 장비가 실렸다.

통신탑재체나 관제시스템 등의 국내 위성 기술 능력은 북한보다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하지만 위성을 우주 궤도로 쏘아 올리는 로켓 발사체는 얘기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2009년, 2010년 두 차례의 나로호 발사 실패를 비롯해 지난달 나로호 3차 발사 역시 기술적 문제로 취소되는 등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광명성 3호 2호기를 탑재한 북한의 은하 3호는 12일 발사에 성공해 북한의 로켓 발사체 기술력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은하 3호 발사체의 정확한 재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나로호와 비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단(상·하단)으로 이뤄진 나로호와 달리 3단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북한이 은하 3호를 장거리 미사일로 전용하는데 필요한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다.

여느 로켓 발사체와 같이 은하 3호도 탄두를 실으면 장거리 미사일이고 인공위성을 실으면 우주발사체가 된다.

북한이 쏘아올린 이번 발사체를 ‘인공위성을 가장한 탄도미사일’ 등으로 규정하는 국제사회는 이미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인공위성과 달리 장거리 미사일은 탄두를 다시 지구 대기권 내로 진입시켜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기술과 재료는 북한이 이미 보유했을 것”이라며 “미국·러시아 등이 50~60년 전부터 사용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주항공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발사체 기술이 북한보다 5~7년 가량 뒤진 것으로 분석되면서 발사체를 포함한 국내 과학기술 수준에 대한 우려가 높다.

북한은 1960년대부터 중국·이집트 등의 도움을 받아 발사체 기술을 얻은 후 1970년대부터 자력으로 로켓 개발에 착수해 군사적 목적으로 다양한 연구를 시도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북한이 대포동1호를 발사한 후인 2000년 들어 나로호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미국과 맺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협정에 따라 군사용 로켓 개발과는 별개로 진행했다.

개발역사가 10년에 불과한 우리보다 북한이 3배 이상 긴 셈이다. 우주개발 선진국들의 전례를 봤을 때 발사체 개발의 성공은 투자 시간과 비례하는 만큼 극복하기 어려운 격차라는 해석이 많다.

일부에선 토목개발에만 몰두한 채 우주항공 개발에 소홀한 정부의 책임을 묻는 비판도 거세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가 우주개발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한 이유다.

jep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