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모집인 줄 알았는데"...취준생·주부 울리는 '기업 사칭' 피싱 주의보

지난해 피싱 피해액 4억3900만원…전년비 23배↑
기업정보 도용한 '가짜 웹사이트' 수법…"경찰·방심위에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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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주영 김민석 기자 = #1. 부업을 찾던 주부 A 씨는 한 쇼핑몰 웹사이트서 '구매 후기 작성' 아르바트를 모집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A 씨 돈으로 물건을 선구매 후 리뷰를 올리면 구매가에 10%를 얹어 보수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정상적으로 흘러가나 싶더니 A 씨가 500만 원어치를 결제하자 쇼핑몰 담당자는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2. 취업준비생 B 씨는 해외 대형 e커머스서 물건을 대량구매 후 중간 유통하는 아르바이트를 알게 됐다. 안내된 링크로 들어가 보니 겉보기엔 유명 e커머스와 똑같아 보였다. 재택으로도 꾸준히 수익이 난다는 말에 B 씨는 물건을 구매했으나 알고 보니 e커머스는 가짜 사이트였다.

최근 이런 내용으로 기업 등을 사칭한 온라인 피싱 범죄가 늘어 사용자 주의가 필요하다. 주로 제품 리뷰체험단 모집 등 아르바이트 구인 형태로 접근하는 식이다.

5일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센터가 접수한 지난해 온라인몰 부업 사기 피해 총액은 4억 39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3배 증가했다. 인당 평균 피해 금액은 784만 원이다.

센터서 파악한 피해는 크게 온라인 쇼핑몰 부업, 공동구매 아르바이트 2개 유형이다. 채용 담당자로 가장한 피싱범은 문자메시지·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터넷 카페·채용 플랫폼 등 경로로 피해자를 꾀어낸다.

2023년 기준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서 집계한 온라인쇼핑몰 부업 사기 피해 건수 및 피해 금액(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제공)

범죄단은 기업 홈페이지 디자인이나 사업자 정보를 도용하는 등 기망 수법을 고도화하는 중이다.

최근 가구업체 'H'사 직원을 사칭한 신원불상자는 '리뷰 체험 매니저 모집' 등 내용으로 피싱을 시도하기도 했다. 상호, 사업자등록번호, 주소지 등을 도용한 가짜 웹사이트가 동원됐다.

해당 업체는 고객센터로 관련 문의 2건을 받으면서 사태를 인지했다. 이후 쇼핑몰 공지를 통해 "리뷰체험단·재택 알바를 목적으로 결제·입금을 유도하지 않는다"고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프리랜서 알선 플랫폼 크몽 역시 최근 이런 범죄에 연루돼 예방책을 공지하기도 했다. 크몽은 "델로스몰(delos-mall) 가입을 유도하는 업체는 사칭이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등을 사칭한 사례 등이 보고되는 중이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로 실질소득이 감소한 주부·사회 초년생이 부업을 찾게 되자 이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며 "경찰청이나 인근 경찰서를 통해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피해를 막으려면 피싱에 동원된 가짜 웹사이트도 차단해야 한다. 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주관한다.

방심위 관계자는 "심의를 통해 웹사이트 정보가 불법적임이 확인되면 차단·폐쇄 조치가 가능하다"며 "경찰청, 서울시, KISA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문제를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