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CCTV가 '학폭·군중밀집' 잡는다…인증항목 확대

KISA, 내년부터 평가 분야에 '학교생활 안전' 추가
2025년 '군중밀집도' 평가…현재 '위험도 측정' 실증

학교 폭력 ⓒ News1 DB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앞으로 지능형 CC(폐쇄회로)TV가 학교폭력과 군중밀집 사고를 더욱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능형 CCTV 인증 시험항목에 관련 분야를 추가할 예정이다.

3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내년 지능형 CCTV 인증 평가 항목에 학교생활 안전 분야를 새롭게 넣는다. 나아가 2025년에는 군중밀집 항목을 더할 방침이다.

김선미 KISA 물리보안성능인증 팀장은 이날 "올해 교육부와 함께 학교 안에서의 문제, 외부인 침입, 폭행 관련 (시험용 예시) 영상을 찍었고, 용산구청·서울시와 다중밀집 상황에서 위험도 측정 실증을 하고 있다"이라며 "내년에는 학교생활 안전 분야를, 2025년에는 군중 밀집 분야를 시험 항목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지능형 CCTV'는 인공지능(AI)이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보고 특정 상황·행동·속성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쉽게 말해, AI 기술 기반 CCTV가 △배회 △월담(담 넘기) △침입 △쓰러짐 같은 이상 행위를 탐지해 통합 관제센터에 해당 영상을 전송한다. 이를 본 담당자는 위험 여부를 판단해 경찰서 등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달한다.

지능형 CCTV 설명 자료 (KISA 제공)

지능형 CCTV는 AI 기술을 활용한 만큼 꾸준한 데이터 세트(모음) 학습을 통한 성능 고도화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해당 CCTV가 날아다니는 새를 사람으로 착각해 상황을 오탐지하는 상황도 잇따랐다. KISA가 2016년부터 지능형 CCTV 성능 시험 인증 제도를 운영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 지능형 CTV는 KISA가 2012년 지자체(지역 자치 단체) 대상으로 진행한 만족도 조사에서 21.2점(100점 만점)을 받았다.

김선미 KISA 팀장은 "(지능형 CCTV가) 바람만 불어도 움직이는 전선을 침입자로 보거나, 갈매기를 보고 사람으로 잘못 인지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탐지) 성능을 더 올리고자 데이터를 모으고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지능형 CCTV 인증을 받으려면 크게 세 단계를 거친다. △배포용 영상 이용 △사전 시험 △본 시험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KISA는 기업이 CCTV 인증 평가를 신청할 경우 배우들이 상황별로 연기한 영상 DB(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CCTV가 '스토킹 예방'에 도움 되는지 평가하고자 사람이 특정 공간에 불법 침입하거나 상대방을 염탐하는 영상을 준다.

또한 무인매장 안전 여부를 판단할 때는 사람들이 싸우거나 쓰러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제공한다.

지능형 CCTV 시험 인증에 쓰이는 영상 데이터를 만드는 모습 (KISA 제공)

지능형 CCTV 인증제는 올해도 시험 항목이 대폭 확대됐다. KISA는 올해 8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CCTV 영상 속 행동 종류를 단일 이벤트 중심으로 나눴던 기존 체계를 '일반·안전' 분야로 세분화하면서 인증 항목을 추가했다.

'일반 항목'(10개)은 △배회 △침입 △유기 △싸움 △방화 △쓰러짐 △마케팅(여러 사람이 특정 영역 입장·퇴장) △익수자 △실종자 △낙상(신규)으로 구성됐다.

또 신설된 '안전 항목'에는 △무인매장 안전 △스토킹 예방 △드론 화재 감지 △치매 노인 수색 분야가 들어갔다. 또 이달 중 △무인경비 로봇 △치매노인 수색 △요양병원 안전 분야가 해당 항목에 추가된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이번 인증제 개편으로 국내 지능형 CCTV 역량이 더욱 커질지 눈여겨 보고 있다. 그간 AI 기반 CCTV 업체가 학습할 영상 데이터를 구하기 힘들어 분석시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스토킹·주택 침입 등 특정 상황을 연출한 영상을 제작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조건이 열악한 도로변이나 주택가·낮은 해상도·어두운 골목길 등의 배경 상황처럼 실제 지자체 CCTV 환경과 유사한 데이터, 한국 생활에 밀접한 데이터가 꾸준히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