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패 아픔 씻겨준 쎈스톤 'OTAC'…"산소같은 존재 될 것"
OTP보다 진화된 보안인증 기술…"인증키 중복 방지"
설립 7년 만에 기업가치 1300억원…IPO도 준비
- 오현주 기자
"우리는 답을 찾을 겁니다. 늘 그랬듯이"(영화 '인터스텔라')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멸망 위기의 지구를 떠난 주인공 '쿠퍼'의 말이다. 어려운 과학 원리를 담은 영화 '인터스텔라'가 명작인 이유는 절망 속에서 꽃피우는 희망의 가치를 알렸기 때문.
이 영화는 보안인증 스타트업 '센스톤'에게도 뜻깊다. 유창훈 센스톤 대표는 자사만의 보안인증 기술 OTAC(오탁·One-Time Authenication Code)을 여기서 떠올렸다.
유창훈 대표는 지난 22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인터스텔라의 마지막 장면에 배팅한 '야구공'이 담을 넘어 집 '유리창'을 깨는 것이 나오는데, OTAC은 여기에 나온 '기하학적 알고리즘'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 출신' 유창훈 대표, 영화 '인터스텔라'서 보안인증 기술 'OTAC' 영감
2015년 설립된 센스톤은 유 대표가 두 번째로 세운 회사다. 선박해양공학을 공부한 그는 벤처 열풍이 불던 1990년대말 삼성중공업을 퇴사했다. 그후 대학생 대상 정보 사이트 '학교앞 UniStreet.com'을 창업했지만 접어야만 했던 아픔이 있다.
그에게 'OTAC'은 창업에 대한 답을 다시 찾게 했다. 'OTAC'는 '단방향 다이내믹 고유식별 인증코드'다. 유 대표는 "통신 네트워크 연결 없이 사용자 기기에 생성된 일회성 인증코드만 입력하면 중복 없이 개인 사용자를 인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OTAC'이 적용된 대표 서비스는 토스뱅크 체크카드다. 카드를 스마트폰 뒷면에 태깅만 해도 화면에 '일회성 다이내믹 코드'가 뜬다. 보완 수단(2차 인증)으로 사용하는 OTP와 달리 1차 인증에 바로 쓰일 수 있다.
OTP와 또다른 점은 '인증키의 중복성' 문제를 극복한 것. 유 대표는 "중국에 있는 '열쇠공'과 미국에 있는 '열쇠공'이 우연히 똑같은 '열쇠'(인증키)를 우연히 똑같이 만들 수도 있는데 'OTP'가 그렇다"며 "OTAC의 '다이내믹 코드'는 중복성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설립 3년 만에 영국행, 현재 기업가치 1300억원…IPO도 준비
원천기술을 내세워 센스톤은 굵직한 성과를 냈다. 지난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 200 육성사업'에서 1위를 차지했고, 또 올해 6월 KDB 산업은행으로부터 5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1300억원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약해왔다. 2018년에 설립한 영국 현지 법인 '스위치'(swIDch)를 통해서다.
유 대표는 "전세계 보안 시장에서 한국의 마켓셰어(시장 점유율)은 1%도 안돼 해외 진출을 결정했다"며 "당연히 점유율이 50% 이상인 미국을 가는 게 맞지만, 미국은 공공분야 서비스를 하려면 본사가 100% 미국이어야 하는 등 폐쇄적인 국가였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영국은 한국에 본사를 두고 100% 자회사로 만들어도 영국 회사로 인정해주겠다는 등 개방적이었다"며 "미국도 언젠가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주로 영국에서 역량을 입증할 레퍼런스를 구축하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 영국 정부의 연구개발(R&D) 실증 사업 '스마트 그랜트'에 참여할 만큼 두각을 드러냈다. 대표적인 것은 영국 고령층을 위한 금융 혁신 사업 '고령층 지문인식 결제카드'다.
현재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인 센스톤의 최종 목표는 OTAC가 모든 고객사에게 '필수재'로 인식되는 것.
그는 "5년 후 'OTAC'이라는 기술이 고유 명사가 돼 '산소'처럼 느껴지도록 만들 것"이라며 "앞으로는 사물인터넷(IoT)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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