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이 보청기 역할까지···소프트웨어로 청각 보조하는 애플

iOS 18.1 업데이트 초읽기··· 에어팟에 보청기 기능 탑재
난청 있어도 음악 감상할 수 있는 '음악 햅틱' 도입하기도

iOS 18.1 업데이트는 에어팟 프로 2 모델에 청력 테스트, 의료용 보청기, 청력 보호 기능을 추가한다. (엑스 갈무리)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애플이 최근 미세 진동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기능과 보청기 기능 등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포함하며 '일상 속 청각 보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23일 애플에 따르면 다음 주 예정된 iOS 18.1 업데이트는 에어팟 프로 2 모델에 청력 테스트, 의료용 보청기, 청력 보호 기능을 추가한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는 약 5분간 이용자의 청력을 검사한다. 이후 저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음량을 자동으로 조정해 보청기, 청력 보호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에어팟의 보청기 소프트웨어는 일반 보청기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처방 없이도 사용할 수 있어 기대를 모았다. 올해 9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공식 승인을 받기도 했다. 업데이트 후 미국, 일본, 독일 등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칼럼을 연재하는 니콜 응우옌은 에어팟의 새 기능이 '다양한 종류의 난청을 겪는 이들에게 잠재적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평했다.

그는 "74세 배스 유먼은 자신의 자동차 방향 지시등이 더 이상 소리를 안 내는 줄 알았다"며 "그녀는 에어팟으로 '미세 청력 손실'이라는 진단 결과를 확인했고, (보청 기능으로) 방향지시등이 깜빡이는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적 장소에서 이어폰을 낀 사람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과 제한된 배터리 수명 때문에 사람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선천적으로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20대 권 모 씨는 "보청기를 사려고 했는데 너무 비싸기도 하고 젊은 나이에 보청기를 낀다는 게 괜히 부담스러워 안 샀다"며 "지금은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는데 아이폰 사용자였다면 (에어팟 보청 기능을) 무조건 이용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페 '아사모(아이폰&아이패드&맥 사용자 모임)'에 올라온 에어팟 업데이트 관련 게시글에는 "기대된다", "청력검사를 해보고 싶다"는 댓글이 달렸다.

앞서 애플은 9월 '음악 햅틱' 기능을 도입했다. 해당 기능은 아이폰의 탭틱 엔진을 활용해 미세 진동으로 음악 소리를 표현한다. 이는 청각 장애나 난청이 있는 사용자의 음악 감상을 보조한다. 애플 뮤직과 샤잠 등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할 수 있다.

국내외 난청 환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난청 인구는 15억 명가량이다. 대한이과학회는 2026년 우리나라의 난청 인구가 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애플은 수많은 난청 인구에 도움을 주고자 지난 몇 년간 청각 연구를 꾸준히 진행했다"며 "최근 도입된 서비스는 난청을 겪는 많은 사람에게 일상적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