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4 결산①] 'AI가 기회'…이통사도 '특화 AI' 서비스 발굴 주력
SKT, 텔코 특화 LLM 개발…AI 시대 '게임체인저' 선언
국내 통신사, 삼성전자와 'AI 동맹' 타진…'AI폰' 경쟁도 눈길
- 조재현 기자
(바르셀로나=뉴스1) 조재현 기자 =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폐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의 주인공은 예상대로 인공지능(AI)이었다.
통신 기술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장이기도 했으나 통신사(텔코)는 물론 빅테크, 반도체 제조사 등은 저마다 핵심 사업과 결합한 AI 기술력 홍보에 매진했다.
'알파고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개막 첫날 'AI의 미래'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10년 정도 지나면 AI가 자신만의 예측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T "통신 특화 LLM으로 AI 시대 주도권 쥔다"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 싱텔, e&, 소프트뱅크와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스'(GTAA) 창립총회를 열어 통신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공동 개발을 위한 합작법인을 연내 세우기로 했다.
빅테크에 빼앗긴 AI 주도권을 되찾는 게 목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더 많은 글로벌 통신사를 GTAA에 끌어들이고자 한다"며 "GTAA 멤버를 세 자릿수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회 멤버 자격으로 CEO 보드미팅에 참여해 글로벌 통신사 수장들과 AI 기술, 주요 이슈 등을 논의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임원진과 주요 혁신 기술을 둘러보며 미래 먹거리 구상에 몰두했다.
국내 이통 3사와 삼성전자 간 'AI 동맹'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신 3사 수장들은 삼성전자와 협업 의사를 타진하는 등 본업인 통신 사업을 넘어 AI 전환(AIX)을 위한 대외 경영에 주력했다. 개막 첫날(2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유영상 사장은 삼성전자 측에 "추가 논의를 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텔코 LLM 모델 개발과 관련, 협력할 부분이 있는지 논의를 해보자는 것이다.
황현식 대표도 삼성전자에 AI 서비스 분야 협업을 제안했다. 황 대표는 "AI가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부분에 삼성전자와 함께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 정말 좋겠다"고 했다.
김영섭 대표는 정보통신기술(ICT)에 AI를 더한 'AICT'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임에도 AI가 주목받으면서 온디바이스 AI 기술과 텔코 특화 AI 간 결합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 '앱 리스' 음성으로 쇼핑·항공권 예약…3초만 쳐다보면 전화 수신도
올해 MWC에서 눈에 띄는 기술을 꼽는다면 단연 'AI폰'이었다. 삼성전자 부스는 갤럭시S 24 시리즈의 실시간 통화 통역, 웹사이트 번역 및 요약 등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체험하려는 인파로 전시 기간 내내 붐볐다.
도이치텔레콤이 선보인 '애플리케이션(앱) 리스' 스마트폰도 화제였다. 시제품 단계지만 앱이 없어도 'AI 비서'에게 말하는 것만으로 쇼핑 추천이나 항공권 예약 등을 할 수 있었다.
중국 화웨이에서 분사한 스마트폰 업체 아너의 AI폰 '매직6 프로'는 사용자 시선을 인식해 앱을 실행하는 기술로 주목받았다. 3초가량 통화 버튼을 바라보면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식이다.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손짓으로 인터넷 창을 여닫거나 화면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기능도 탑재됐다.
AI폰의 두뇌 역할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개발하는 퀄컴도 '온디바이스 AI'를 테마로 자사의 스냅드래곤이 탑재된 글로벌 제조사 단말을 내세워 기술력을 과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북미 진출이 막힌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AI폰으로 내세워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GSMA에 따르면 올해 MWC(지난달 28일 기준)에는 전 세계 200여개국 27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5%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방문객은 9만50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통합 한국관을 운영한 KOTRA는 4176명의 방문객이 다녀갔고, 544건의 기업 상담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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