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이 200만원?…차라리 중고폰 "전세계 3억대 넘게 팔렸다"
과도한 신품가와 경기 불황 맞물려 중고폰 쏠림 현상 심화
수요 늘고 있지만 재고 부족 문제도…"재고 확보가 가장 큰 과제"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경기 불확실성에 전 세계 중고 스마트폰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중고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요가 높아진만큼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5일 시장조사업체 IDC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중고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940만대로 집계됐다. 2022년 2억8260만대에서 9.5% 증가한 수치로,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IDC는 오는 2027년까지 전 세계 중고 스마트폰 출하량이 4억311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을 기점으로 연평균 성장률은 8.8%다.
매출도 수직상승할 전망이다. IDC는 지난해 646억9500만달러(약 86조원)에서 2027년엔 1096억6600만달러(약 147조원)를 찍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규 스마트폰 출하량이 3.5% 정도 감소한 반면 중고 스마트폰 시장은 1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인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중고 스마트폰이 인기를 끄는 데에는 경기 불확실성과 신제품의 높아진 가격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고 스마트폰을 향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도 동반될 것으로 보고 있다.
IDC는 지난해 중고 스마트폰 시장이 2026년까지 연평균 10.6%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올해는 예상 성장치를 8.8%로 낮췄다. 재고 부족 현상이 반영된 수치다.
스마트폰 성능 향상으로 교체 주기가 대폭 길어진 것이 중고 스마트폰 재고 부족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주 요인으로 거론된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평균 40개월 수준으로 늘어났다. 3년이 넘는 기간이다.
IDC는 "10%에 가까운 성장에도 불구하고 교체 주기 장기화로 인한 재고 부족으로 2차 시장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재고를 확보하는 것이 판매업자들에게 가장 큰 과제다. 지난해 신규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가계통신비 절감을 배경으로 중고 스마트폰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발간한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는 2021년 682만대에서 2022년 708만대로 늘었고, 지난해는 상반기에만 387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통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오래전부터 중고폰 매입 및 거래 서비스를 운영하며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에서는 다 쓴 스마트폰을 거래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 측면이 큰 데, KISDI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고폰 거래 시 유통업자가 스마트폰에 남아있는 개인정보를 확실하게 삭제했는지 확인해주는 '중고폰 거래 안심 인증제' 도입 등 제도적 보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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