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대 애플 첫 MR 헤드셋…메타버스 생태계 탄력 받나
애플, 6일 WWDC서 첫번째 혼합현실 헤드셋 공개
업계 "주춤해진 가상현실 생태계 확장" 기대감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애플의 첫번째 혼합현실(MR) 헤드셋이 메타버스 시장의 기폭제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가상공간 요소들과 사용자가 소통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제품인데다 2025년 보급형 제품 출시가 계획돼 가상현실 산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6일(한국시간) 새벽 2시 연례 개발자 회의 WWDC에서 7년간 개발한 첫 MR 기기 '리얼리티 프로'(가칭)을 발표한다.
고글형태의 '리얼리티 프로'는 애플이 8년 만에 공개하는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다. 출고가는 400만 중후반 선으로 예상되나 액세서리 등을 포함해 500만원대에 판매될 전망이다. 출시는 4분기가 유력하다.
제품은 게임, 피트니스, 명상, 메시지, 페이스타임, 사파리 등 앱 접속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MR(Mixed Reality)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장점을 합친 기술이다.
사용자가 렌즈를 통해 현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물리적 이동도 하고, 손을 뻗어 그 안의 가상 요소들과 소통할 수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배우 톰 크루즈가 허공에 컴퓨터 화면을 띄우고, 특수 장갑을 낀 손으로 화면을 옮기는 모습을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메타버스 관련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메타버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으나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과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기조 속에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AR·V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9% 감소하기도 했다.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한 테크 업계는 관련 사업을 줄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7년 인수한 메타버스 플랫폼 '알트스페이스 VR' 서비스를 3월 종료했다.
김동원 KB 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MR 헤드셋 시장 진입은 메타 주도의 한정된 MR 헤드셋 시장 규모와 파이를 키우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4월 월간지 GQ(지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의심했던 분야에서 성공을 거둬왔다"며 "AR 기술은 사람들이 브레인스토밍하다가 갑자기 디지털 방식으로 뭔가를 가져와서 볼 수도 있게 하고, 공동 작업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MR 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콘텐츠도 풍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MR 분야 최강자인 메타가 지난해 VR 게임 제작사 3곳을 추가 인수해 '아이어맨VR' 같은 전용 콘텐츠를 공개했던 것처럼 애플도 MR 맞춤 콘텐츠를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상현실 관련 헤드셋은 활용할만한 분야가 생각보다 적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며 "애플이 자체 OS(운영체제)·OTT(온라인동영상플랫폼)를 보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MR 관련 콘텐츠를 지원할지가 주요 관심사"라고 말했다.
생성형 AI가 메타버스와 접목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두 부분의 기술 고도화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한종목 미래에셋 연구원은 "AI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메타버스 기술도 고도화되는 등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애플 MR 기기의 높은 가격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우려는 있다. 이에 대응해 애플은 2025년 보급형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애플 신제품을 가장 눈여겨 보는 기업은 '메타'다. 메타는 9월 자체 '커넥트 콘퍼런스'에서 새로운 MR 제품을 발표하기 전 세부 스펙을 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관련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2월 언팩 행사에서 구글 퀄컴과 협력해 차세대 XR(확장현실) 폼팩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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