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떠난 美 시장서 3위 오른 모토로라…무인가게서 쭈쭈바 고르듯 산다

엣지20 퓨전·모토G50 판매 유력…30만~50만원대 중저가폰
비대면 유통 채널 인기…매장 660여 곳 둔 '픽미픽미'와 협력

LG헬로비전, 5월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픽미픽미'에서 모토로라 폰 판매(LG헬로비전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알뜰폰(MVNO) 브랜드 '헬로모바일'을 운영하는 LG헬로비전이 오는 5월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모토로라 스마트폰을 판매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부상한 '무인매장'의 인기를 활용해 9년 만에 다시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모토토라 폰의 판매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지난 15일부터 서울 합정동 '균빡 픽미픽미아이스'를 시작으로 유명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픽미픽미'에서 △알뜰폰 유심 △갤럭시A32(2021년작) △아이폰X(2017년작)를 팔고 있다.

이 매장에서 소비자들은 과자 진열대에 놓인 유심을 고르고 키오스크에서 결제를 할 수 있다.

또 매대에 그려진 QR코드를 개인 휴대전화로 찍으면 LG헬로비전 온라인 사이트인 '헬로모바일 다이렉트몰'로 연결돼 단말기 구입과 개통이 가능하다. 매장에서 폰으로 결제한 제품은 다음날 원하는 장소에서 받을 수 있다.

기존 휴대전화 대리점처럼 매장에 물량을 쌓아두고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닌, 온라인 기술 기반의 대면 채널을 활용한 단말 판매 방식이다.

모토로라, 국내 홈페이지 개설 (모토로라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수 3년새 238% 증가…5월 모토로라 폰 개통·판매

지금은 구형 중저가 스마트폰만이 판매대상이지만, 다음달부터는 모토로라가 LG헬로비전과 손잡고 한국 시장에 새롭게 스마트폰도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모토로라 엣지20 퓨전'과 '모토G50' 판매가 유력하다.

LG 헬로비전이 모토로라 스마트폰 판매처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픽미픽미'를 택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무인 매장에 대한 인기가 치솟은 것이 자리한다.

빙과업계에 따르면, 전국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지난 1월 기준 6682곳가량으로 추산된다. 전년동기대비 2245곳 늘었고, 코로나19가 없었던 2019년(1975곳)보다 238%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픽미픽미'는 전국 660여 곳에 매장을 보유한 국내 대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으로 꼽힌다.

LG헬로비전, 5월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픽미픽미'에서 모토로라 폰 판매(LG헬로비전 제공)ⓒ 뉴스1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시작된 △카페 △마트 △패스트푸드점의 야간 영업시간 제한에 따른 풍선효과로 언제든지 간식을 살 수 있는 곳이 각광을 받으면서다. LG헬로비전은 코로나 특수를 누린 무인매장 유통 채널효과를 모토로라폰에도 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무인 매장은 대체로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부터 주택가 곳곳까지 자리잡고 있다"며 "픽미픽미' 아이스크림 가게를 시작으로 향후 전국 무인 매장을 비대면 유통 채널로 점차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헬로모바일이 출시 준비중인 모토로라 폰은 각각 50만원, 30만원대 5세대(5G)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엣지20 퓨전은 Δ6.7인치 OLED 디스플레이 Δ120Hz 화면 주사율 Δ5000mAh 대용량 배터리 Δ1억800만화소 메인·800만화소 초광각·200만화소 심도 카메라를 제공한다.

모토G50 5G는 Δ6.5인치 OLED 디스플레이 Δ5000mAh 배터리 Δ4800만화소 메인·200만화소 매크로·200만화소 심도 카메라를 탑재했다.

◇'알뜰폰' 손잡고 LG전자 빈자리 흡수할지 주목…"우선은 가성비 수요 공략"

업계는 모토로라가 헬로모바일과 협력해 지난해 8월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LG전자의 빈자리를 출시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실제로 모토로라는 이미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공백을 흡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지난해 12월말 미국 시장에서 10% 점유율로 애플·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7%포인트(p) 가량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토로라는 2000년대 중반 알록달록한 색깔을 입힌 '레이저폰'으로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긴 했지만, 약 10년간 한국시장을 떠나있었던 만큼 국내 시장에 대한 감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태다"며 "우선 가성비 수요부터 선점하고자 알뜰폰 브랜드인 '헬로모바일'과 협력해 전국 곳곳 무인 가게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모토로라 휴대전화 제조사업부문은 지난 1988년 한국에서 다이나텍 휴대전화를 처음 선보였고, 스타렉·레이저 폰으로 두꺼운 팬층을 확보했다. 영국의 유명 축구선수인 데이비드 베컴을 모델로 내세운 일명 '베컴폰' 레이저 스퀘어드도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 적응하지 못해 2011년 구글에 인수됐고, 2014년에는 중국 레노버에 재매각됐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