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 들끓는 당근마켓 '탈세 사각지대' 지적…당근 "AI로 단속"

국세청 "인당 5000만원 매출 확인"…중고거래 빙자 실질적 영업
"헤어져서 팔아요" 이용자 기망 수법…"전자제품·홍삼 주의해야"

당근 내에서 전문판매업자 수법으로 의심되는 게시글 사례. 애인과 헤어졌다는 사유로 무선 청소기를 판다는 글이다. 오픈마켓서 제품을 검색해보면 거래 건수나 이용자 후기가 전혀 없는 스마트스토어만이 나올 뿐이다./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중고거래 플랫폼이 전문판매업자의 '탈세 사각지대'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자들이 '사재기 후 리셀' 등 실질적인 중간 유통을 하는 데다 중고거래를 빙자한 판매까지 하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는단 것이다.

당근 등 업계는 인공지능(AI)까지 활용해 이런 서비스 남용(어뷰징)을 단속한다는 입장이다.

19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은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중고거래 판매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 현황'을 통해 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국세청은 거래 규모가 큰 플랫폼 이용자 525명에게 종합소득세 신고·납부 안내문을 올해 5월 발송했다. 탈세 실태를 파악하려는 목적이다. 이들 연 매출은 총 228억 2900만 원으로 추정됐다.

그중 실제 신고에 응한 이용자는 총 379명이었으며 매출액 총합은 177억 1400만 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사람당 4673만 원 매출을 올린 것이다. 상위 10명은 평균 2억 2500만 원 매출을 올렸다.

세부적인 과세 기준은 밝히진 않았지만 국세청은 이들을 과세 대상인 전자상거래 사업자로 추정하고 있다.

플랫폼별 비중이 드러나진 않아지만 박 의원 측은 당근을 지목하기도 했다.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 1위 사업자인 당근 이용률은 60%에 달한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당근의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약 1733만 명으로 중고나라의 19배 수준이다.

실제 최근 당근 내 다양한 지역서는 업자 수법으로 의심되는 어뷰징이 확인되는 중이다. 스마트스토어 등에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에 물건을 등록 후 이를 인용하며 물건을 파는 행위다.

제대로 검색을 안 한다면 "당근 가격이 신품가보다 훨씬 싸다"고 착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 찾아보면 오픈마켓서 당근 가격보다 최소 몇만 원은 싸게 판매되는 것들이다.

여기에 업자들은 "애인과 헤어져서 선물을 판다", "이민해서 처분한다" 등 실생활과 밀접한 사유까지 붙여가며 이용자를 기망하는 중이다.

당근은 주로 선풍기, 청소기 등 전자제품이 '업자 품목'으로 취급된다고 분석했다.

이용자들은 여기에 더해 흑염소, 홍삼 등 영세업체서 내놓는 건강식품도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당근은 서비스 취지 및 이용자를 보호하고자 단속을 강화하는 중이다. 유저 신고에 더해 인공지능(AI) 기계학습까지 동원해 의심 게시글을 판별 중이라고 설명한다.

당근은 "업자 패턴이 다양해지는 만큼 이용자 주의가 요구된다"며 "해당 유형의 게시물 발견 시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당근은 중고거래 영역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업자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행위를 적발할 시 서비스 영구 정지 등 제재를 가한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