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인데 '도주' 하겠나…카카오 "경영 공백 최소화"
"AI 시대 혁신 투자 등 경영 차질 불가피"
정신아 대표 중심으로 후속 대책 논의 중
- 조재현 기자,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손엄지 기자 = 카카오(035720)가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에 경영 공백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김 위원장의 부재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정보기술(IT) 인프라 투자 등 경영상 주요 결정이 늦어져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김 위원장이 주도하던 경영 쇄신 작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카카오 측은 23일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최고 경영진은 현재 정 대표를 중심으로 후속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041510)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공개 매수가보다 높게 주가를 조종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은 SM엔터 주식 매입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 행위를 지시하거나 용인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10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김 위원장을 향해 법원이 '도주 우려'를 영장 발부 사유로 든 점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재현 당시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 3월,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 씨가 22일 보석으로 풀려난 것과 모순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검찰은 앞서 SM엔터 인수에 관여한 김성수·이진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는 이 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부터 계열사 축소 등을 통한 선택과 집중, AI 시대에 대비한 그룹 내 혁신을 주도하던 김 위원장의 부재로 경영상 차질이 생길 것이란 지적에도 힘이 실린다. 대규모 투자나 자회사 매각 등 중요 사안들의 의사 결정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 구속 소식에 카카오 그룹주도 약세다. 이날 오후 2시 44분 기준 카카오는 전일 대비 2050원(4.99%) 내린 3만 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293490)는 4.80%, 카카오페이(377300)는 7.81% 하락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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