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대란' 네카오 피해 없던 이유?…"자체 클라우드 투자 덕분"

카카오 공동체 클라우드 서비스, 해외 기업→카카오엔터프로 옮겨
'멀티 클라우드'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클라우드 기업에 기회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 모습. MS는 미 사이버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관련 문제로 전 세계 약 850만 대 기기가 영향을 받았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2024.7.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전 세계 클라우드발 '정보기술(IT) 먹통' 사태 속에서도 국내 IT 인프라를 담당하는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에서는 피해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빅테크 클라우드 사업 독점 구조에 경각심이 커진 만큼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사업을 확장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23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피해 사례가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서비스는 리눅스 기반이기도 하고,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를 구동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는 없었다"고 했다.

네이버 역시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경우에도 보안 업데이트 시 사전에 베타 환경에서 미리 테스트를 해보고 문제가 없을 경우 리얼 환경에서 배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IT 기업은 자체 클라우드 환경에 선제적인 투자를 한 덕분에 해외 클라우드 기업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었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를 해외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 교체했다.

해외 클라우드사 대비 합리적인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위기 발생 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 공동체가 카카오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국내 기업의 한국 CSP 활용 니즈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해외 클라우드사를 이용하면 제대로 된 피드백과 보상을 받기도 어렵다는 것이 이번 사태로 드러났다.

한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스페인 회사인 나비테어는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위에서 동작하는데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면서 "MS 지원을 적극적으로 받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자국 CSP를 활용한다면 기술 지원, 장애 대응, 기술 고도화 등 많은 영역에서 협력할 수 있다. '소버린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해당 관계자는 "만약 국내 CSP로부터 유사한 장애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장애 시간에 따른 보상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클라우드 사업 독점 구조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AWS·MS·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AWS, MS의 경우 일찌감치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어 선점 효과가 컸다. 기업 입장에서도 클라우드 수요는 계속 늘어가는데 클라우드 회사를 옮길 유인은 크지 않았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AWS나 MS가 독과점 구조를 가져가고 있는데 안정성을 위해서 멀티 클라우드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이번 사태를 통해 많이 확산될 것 같다"면서 "이제 국내 클라우드사에도 기회가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