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기로 김범수…사법리스크 최고조에 카카오 '시계제로'

AI 서비스 출시·신사업 고도화·쇄신작업 표류 우려
이해진 직접 뛰는데 김범수 '노심초사'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4차 공동체 경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2023.11.20/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범수 카카오(035720) 창업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카카오그룹이 술렁이고 있다.

카카오는 AI(인공지능)와 해외진출 분야에서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 수사까지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김 창업자를 정조준하며 그룹 쇄신작업의 추진 동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17일 오전 김 위원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김 위원장을 소환해 21시간가량 밤샘 조사를 벌인지 8일 만이다.

김 창업자가 올해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 당시 하이브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 원을 투입해 SM엔터 주식 시세를 조정한 혐의를 받는다.

김 창업자는 소환조사에서 카카오가 SM엔터 주식을 사들이는 방안을 지시·승인한 바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창업자를 향한 사법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AI·해외사업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그룹 안팎에서 쏟아진다.

그룹 안팎에서 진행해온 쇄신 작업도 동력을 잃고 표류할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김 창업자를 위원장으로 하는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며 조직 쇄신과 함께 AI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3월 정신아 체제가 닻을 올렸지만 아직 이렇다 할 AI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갖은 내우외환 속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 발이 묶이면서 AI 시장 진입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얘기까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김 창업자의 상황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소버린'(Sovereign) AI' 중요성을 논의하는 등 경영 전반에 나서는 이해진 네이버(035420)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도 대비된다.

이 GIO는 최근 공식 석상에 얼굴을 자주 비치고 있다. 네이버가 신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소버린 AI 중요성을 직접 피력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