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투자 예산은 미국의 3%…플랫폼법 규제 아닌 정책 지원 필요"
플랫폼법, 국내 사업자 특정 의심…시총 30조원 이상 사업자 내용 제외
"국내 사업자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 무슨 의미 있는지 의문"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지난 5년간 국내 인공지능(AI) 투자 예산은 미국의 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쟁력을 따라잡으려면 약 447년이 걸린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지난 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개최한 '건강한 플랫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 방안' 특별세미나에서 임철민 고려대 박사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임 박사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국내 AI 생태계의 경쟁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카카오(035720), 네이버(035420), 통신사 등 국내 AI 관련 전문가 대상 인터뷰를 진행한 주요결과를 발표했다.
임 박사는 "AI 전문인력, 자본, 데이터, 시장 규모의 한계로 AI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책 실책으로 디지털 기술 주권을 놓친다면 10년 후 미래는 암울할 것"이라면서 "AI 시대 핵심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 관련한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대호 성균관대 교수는 '플랫폼 특성과 글로벌 경쟁 시대 플랫폼 정책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디지털 플랫폼이 제공하는 소비자 효용이 고려되지 않고 정치적·경제적 규제를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규제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플랫폼으로 인해 사회 후생이 감소한다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플랫폼 규제 법안이 사전규제 성격으로 국내 사업자를 특정하고 있는 상황을 꼬집었다.
2023년 발의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에는 시가총액 30조 원 이상인 사업자를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포함하고 있지만, 2024년 발의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내용을 제외했다.
이 교수는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감소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을 염두에 두고 발의된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장·서비스의 특성과 시장의 규모를 고려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국내 사업자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주제 발표 이후 진행한 토론에서 류민호 동아대 교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매출의 약 20%를 연구개발(R&D)에 집행하며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전력투구를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턱없이 작은 규모의 국내 사업자들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지은 법무법인 건우 변호사는 "이미 독과점을 규제하는 완성된 법안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행정 편의적으로 법안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들이 중장기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품질을 저하시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것은 기우에 가깝다"면서 "객관적 수치가 담보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