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라인 구성원, 불안·좌절·우려 커…네이버 미래 잃을 수도"

"협업 중단 등으로 실제 업무에서 많은 어려움 발생"
라인 사태 촉발한 네이버클라우드, 일본 기업의 보안 설루션 사용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일본의 대한민국 IT기술 침탈 시도 저지를 위한 네이버 노조 긴급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6.2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네이버(035420) 노동조합은 이달 3일부터 소규모 간담회를 통해 70여 명의 구성원을 만난 결과 불안, 좌절,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지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이해민·김준형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용만·이용우 의원 등이 주최한 '라인 외교 참사의 나비효과' 긴급 토론회에서 "라인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지회장은 "우리 기업을 향한 부당한 조치에 제대로 항의 조차 못 하는 정부와 명확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경영진,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는 매각 관련 뉴스에서 가장 불안한 것은 국내에 있는 8개 계열, 2500여 명의 라인 구성원"이라고 전했다.

이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구조조정 두려움, 애정으로 해오던 일을 지속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상실감, 고용 안정에 뚜렷한 법적·제도적 보호장치도 없는 현실에 라인 구성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협업 중단, 정보 접근 제한, 일본의 더딘 프로세스 등 실제 업무에서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한국 개발자들이 10년 넘게 축적한 기술과 서비스가 하나씩 일본의 계획에 맞춰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네이버의 경영진, 그리고 A홀딩스(라인야후의 대주주)의 대표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게 요청한다"며 "지금 당장 정치적 압박과 눈앞의 경영적 손실만을 따져 매각이라는 결정을 하게 되면 네이버의 미래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현재 네이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최대주주인 A홀딩스 지분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발생한 라인야후 개인정보 유출을 문제 삼아 네이버의 지배력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라인야후에 7월 1일까지 일본 총무성에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 계획 등을 담은 구체적인 보안책을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 지분매각 내용은 담기지 않을 예정이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악성코드에 감염돼 '라인 사태'를 촉발한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는 일본 기업의 보안 설루션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사고는 네이버클라우드의 협력업체가 악성코드에 감염되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업체는 보안 설루션을 제공하는 일본업체가 지정한 한국내 파트너사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최 위원장은 "라인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운영을 책임진 네이버 쪽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순 없지만, 실제로는 보안 설루션을 담당한 일본 기업과 그 파트너사의 보안에 구멍이 생겨서 벌어진 것"이라며 "그런데도 일본 정부가 노골적인 네이버 몰아내기로 기업활동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