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은 답이 없어서 좋아요"…카카오페이, IT 꿈나무 키우는 현장

광운대 '소원봉사단'과 손잡고 "디지털 교육 격차 해소"
IT산업을 이끌어갈 학생이 봉사하며 IT 꿈나무 키우는 '선순환'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시립성북청소년센터에서 진행된 소원봉사단의 프로그래밍 수업 현장 ⓒ 뉴스1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트리클 다운(Trickle-down)은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 총체적으로 경기를 활성화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카카오페이(377300)가 광운대에 전달한 지원금은 정보기술(IT)을 배우고 싶은 학생들과 소외계층으로 뿌려졌다. 그렇게 우리나라 IT를 이끌어갈 꿈나무들은 쑥쑥 자라고 있다.

이달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시립성북청소년센터에서 초등학생 15명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래밍 수업'이 진행됐다.

코딩 원리를 배울 수 있는 모디(MODI) 키트로 이뤄지는 수업의 선생님은 광운대 소프트웨어(SW) 전공 학생들로 구성된 '소원봉사단'이다.

초등학생들은 모디를 이용해 음악이 나오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본인들이 원하는 음악을 새로 만드는 수준까지 보였다.

수업 시간표와 커리큘럼은 소원봉사단 학생들이 직접 만든다. 어떤 경제적 대가를 받지 않고, 본인의 시간을 쓰며 IT 교육에 진심이다.

정필규 소원봉사단 회장(광운대학교 3학년)은 "모디를 옮겨보면서 코딩 흐름도를 알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만들었다"면서 "어떻게 바뀌느냐 관찰하면서 코딩이 어떤 것인지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업이 따로 있다보니 대학생 시간표와 초중고 학생 시간을 조율하는 게 어렵다"면서도 "배운 것을 나누는 시간이 즐겁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15명의 학생들은 흥미롭게 수업에 참여했다. 누군가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을 1시간 30분 동안 코딩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시립성북청소년센터에서 수업에 참여한 임소은 학생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수업에 참여한 임소은 학생(13세)은 "국영수는 답이 정해져 있지만, IT 같은 모듈 수업은 자유로운 답이 나올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컴퓨터와 코딩에 관심이 많은데 수업을 들은 이후 더 흥미를 느끼게 됐다"면서 "IT 진로를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신유안 광운대 인공지능융합대학 교수(왼쪽)와 정필규 소원봉사단 회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광운대 소원봉사단은 초중고 학생뿐만 아니라 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도 찾아간다. 장애인을 위한 인체공학 마우스 개발에도 카카오페이의 지원 속에 광운대가 연구하고 있다.

신유안 광운대 인공지능융합대학 교수는 "청소년들에게는 진로탐색이나 대학 선배 멘토링을 통해 4차 산업 혁명을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진로를 모색할 길을 열어두는 것"이라면서 "2018년부터 꾸준히 '소원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IT 지식 확산을 위해 탄생한 소원봉사단도 존폐를 고민할 때가 있었다. 그때 카카오페이가 구세주처럼 등장했다. 카카오페이의 한 임원은 "봉사활동하는 학생들이 택시를 타고 다녔으면 좋겠다"며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카카오페이와 광운대의 IT 꿈나무 키우기 운동은 내년까지도 지속된다. 미래 IT 산업을 이끌어갈 학생들이 봉사하며 또 다른 IT 인재를 육성하게 되는 IT 교육의 선순환적인 확산을 기대한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