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사태에 日 공략 드라이브 'K-웹툰'도 촉각

日 디지털 만화 성장세 주역…반한 감정 고조 땐 이용자 이탈 우려
현지 IT 기업 외 글로벌 빅테크 등 후발주자 경쟁력↑

2023 웹툰 잡 페스타. (뉴스1 DB) /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라인 메신저처럼 한국 웹툰이 일본 만화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날이 오면 그땐 무사할까요."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에 K-웹툰 업계에 긴장감이 돈다. 자국 플랫폼 생태계를 키우려는 보호주의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본 내 웹툰 사업에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 사태 후폭풍으로 국내 기업의 일본 내 디지털·콘텐츠 서비스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웹툰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의 웹툰 서비스는 '만화 강국' 일본에서도 입지가 탄탄하다.

네이버웹툰의 일본 서비스인 '라인망가'는 오리지널 연재작이 늘어남과 동시에 월 거래액이 1억 엔을 넘기는 단일 작품이 잇따르고 있다. 이용자 증가세에 따라 일본 매출은 엔화 기준으로 24% 늘었다.

지난해에는 일본 구글플레이가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 애플리케이션(앱)'과 '올해를 빛낸 엔터테인먼트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카카오의 글로벌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는 일본식 디지털 만화인 '망가'와 한국식 '웹툰'을 동시 서비스 중이다. 2016년 서비스를 시작 후 해마다 급성장을 이루며 지난해엔 단일 디지털 만화 플랫폼 중 유일하게 연간 거래액 1000억 엔을 넘겼다.

일본 전국출판협회·출판과학연구소가 발표한 '2023년 일본 만화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디지털만화(웹툰 및 전자책 만화) 판매 추정 금액은 전년 대비 7.8% 늘어난 4830억 엔(약 4조 3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라인망가와 카카오픽코마의 일본 웹툰 시장 점유율은 소비자 지출액 기준으로 40%대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와 카카오에 있어 웹툰 사업은 '내수 기업' 한계를 넘게 해줄 전진 부대인 셈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본 시장에서 수익성 확대에 드라이브를 거는 배경이다. 카카오픽코마가 최근 유럽 법인 철수를 결정한 것도 일본 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네이버웹툰 역시 유럽 법인 설립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라 일본에 성적표가 중요하다.

하지만 웹툰 업계는 최근 '라인야후' 사태가 웹툰 등 콘텐츠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업계는 노심초사한다. 자칫 일본 내 반한 감정이 고조되기라도 하면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라인망가의 경우 실질적 대주주는 네이버라 현지 사업 자체를 전개하는 데는 큰 영향이 없으나 점유율 하락은 다른 얘기다.

여기에 현지 IT 서비스 기업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가 뛰어들며 국내 웹툰 업체를 추격하고 있다. 애플과 아마존이 웹툰 서비스를 출시했고, 일본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도 자체 웹툰 앱을 내놓고 이용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관건은 해외 플랫폼 기업을 바라보는 일본 정부의 시각"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자국 플랫폼을 키워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되면 어떤 시장이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