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홍진경 사칭 광고 신고했더니 "위반 없다"…알고리즘 추천까지
유명인 사칭한 광고를 통해 네이버밴드로 유인
하루 2700원이면 누구나 인스타그램에서 광고 가능해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최근 유명인을 사칭한 투자 광고가 기승을 부리면서 국내외 플랫폼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메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연예인 사칭 광고를 신고해도 '위반하지 않았다'는 답변만 돌아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에서는 여전히 유명인과 투자회사를 사칭한 광고가 속출하고 있다. 네이버 밴드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심지어 홍진경을 사칭한 '홍진경경제학원' 광고를 사칭 계정으로 신고했지만, 나흘 만에 돌아온 메타의 답변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아 광고는 삭제되지 않았다"다.
해당 광고 링크를 타고 들어간 네이버밴드는 110명이 넘는 참여자가 대화 중이다. 종목을 추천해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대화가 주를 이룬다. 밴드에 가입한 후 30분이 지나자 12명이 추가로 가입하는 등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유명인 사칭 광고 링크를 타고 들어갔지만 밴드는 '투자시세공유', 'MBK투자파트너스' 등 주식투자 관련 이름을 쓰고 있어서 '사칭 밴드'임을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칭 광고 링크를 타고 들어갔지만 밴드에서 유명인이 명시가 되어 있지 않다면 해당 밴드가 사칭에 해당되는지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당 밴드에서 "홍진경 투자 그룹이 맞냐"고 묻자 "광고 내용 사실 그대로 제공해드리는 부분은 추천주, 일대일 상담 등이다"며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신고를 위해서 인스타그램 광고 링크를 클릭한 이후에는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 더 많은 사칭 투자 광고 추천이 떴다. 인스타그램과 연동된 페이스북 계정에서도 투자 광고 게시글 노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최근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사칭 광고를 한 광고주의 계정을 사전 경고 없이 영구 정지하기로 했다. 다른 플랫폼 기업들도 신고 채널을 개설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가장 사칭 광고가 활발한 플랫폼인 메타는 '캠페인을 열겠다'는 소극적인 대책만 내놨다. 결국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광고 수익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스타그램의 광고 진입장벽은 낮다. 하나의 전화번호로 수십개의 계정을 만들 수 있고, 비즈니스 계정을 만드는 것도 쉽다. 비즈니스 계정을 만들면 주요 타기팅과 광고 기간, 비용 등을 설정해 누구나 인스타그램에서 광고할 수 있다. 하루에 2700원이면 가능하다.
메타는 4만 명 이상의 인력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지난해 4분기에만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사칭 광고 계정 6억9100만 개를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메타는 "이용자의 돈이나 자산을 갈취하고, 타인을 기만하거나 사칭하는 계정을 단속하고 차단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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