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 먼저 찾아온 AI발 해고 칼바람[손엄지의 IT살롱]

골드만삭스, 2035년까지 3억개 일자리 사라질 것
'인력 감축' IT업계는 비핵심 사업부서의 업무를 AI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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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최근 미국에서는 정보기술(IT) 업계 해고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올해만 3만4000여 명의 IT 인력이 직장을 잃었다고 전해진다.

주목할 점은 불경기로 인한 해고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공지능(AI) 고도화로 필요 인력이 크게 줄었고, AI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대규모 해고 사태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올해에만 1000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광고 영업팀 직원 수백명도 내보냈다.

구글은 "회사의 가장 큰 우선순위와 앞으로 다가올 기회에 책임감 있게 투자하고자 한다"며 감원 이유를 밝혔다.

한국 IT 기업 분위기도 비슷하다. 다만 고용시장이 미국만큼 유연하지 않아, 해고보다는 계열사 내 다른 직책을 제안하는 식이다.

IT 기업들은 '비용 효율화'를 올해 경영의 화두고 꼽고 있다. 무엇보다 AI 투자가 중요한 시대에 비용을 줄이겠다는 건 인건비 축소가 대안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투자 우선순위를 재점검하며 비용만 들어가는 비핵심 사업부 인력을 정리하고, 투자가 필요한 부서에 자원을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최근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해 주가가 급등한 메타도 2022년 말 이후 2만 명 이상을 해고했고, 올해 고용은 최소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생성 AI에 대대적인 투자는 이어갈 계획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035년까지 전 세계에 3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기준 전체 직업군 중 약 3분의 2에서 AI가 활용될 수 있고, 최대 50%가 AI로 자동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그 가능성은 체감할 수 있다. 생성 AI에 키워드만 입력하면 광고 헤드라인과 이미지를 몇 초만에 만들어준다. AI는 업무 메일도 대신 써주고, 수백 장의 논문을 요약해 주기도 한다. 번역 수준도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IT업계의 해고 칼바람은 전 업계로 이어질 수 있다. IT업계는 비핵심 사업부서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을 곧 다른 업계도 받아들일 것이다.

AI가 업무 효율을 높여 인간의 워라밸을 높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의 일자리는 일부 사라질 수밖에 없다. 1차, 2차 산업혁명이 그랬듯 AI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해고의 칼바람은 거쳐가야 할 과정으로 보인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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