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장난감, 방송으로 팔아볼까"…키덜트 경매 플랫폼 와이스[토요리뷰]

레고·피규어·LP 등 중심으로 거래…시세보다 저렴한 경매가 등 '득템' 묘미도
중고 거래 과정을 재미있게…입담 좋은 판매자 방송 보는 재미도

와이스는 개인방송으로 취미용품 등을 경매에 부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방송을 통해 한 유저가 레고 미니피규어를 경매에 부친 모습.(와이스 앱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4만원에 끝나나요? 아 ○○님 추가 입찰, 믿고 있었어요"

14일 오후 8시쯤 '와이스'(WYYYES) 애플리케이션(앱)에서 1990년대 빈티지 레고를 팔던 사용자는 너스레를 떨었다. 한 뼘 크기의 레고는 결국 5만 원에 팔렸다.

와이스는 개인방송으로 각종 물건을 경매에 부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주로 레고·피규어·플라스틱 모델·LP 등 취미 용품이 거래된다.

성인임에도 유년기 취미를 즐기는 '키덜트족'이 쓸 만한 중고 거래 방송 플랫폼이 나온 셈이다.

와이스 사용자는 기본적으로 구매자(컬렉터)다. 판매하려면 별도로 딜러 자격을 신청해 승인받아야 한다.

딜러가 시작가를 설정하면 실시간 경매로 최종 판매가격이 결정된다.

구매자 자격으로 방송에 입장하면 하단에 입찰 버튼을 볼 수 있다.

입찰 버튼을 누르면 설정된 금액 단위로 입찰가가 오른다. 예를 들어 시작 가격이 1만원인 물품에 입찰이 들어오며 1만1000원, 1만2000원으로 가격이 오르는 구조다.

경매가가 오르며 방송을 진행하는 딜러의 반응도 달라졌다. 최종 입찰이 다가오며 경쟁이 뜸해지자 흥분된 목소리로 "선생님들, 멈추십니까"라고 말했다.

묘미는 경매에서 오는 불확실성이다. 통상 중고 시세보다 싸게 물건을 구매하는 '득템'의 기회도 주어졌다. 딜러와 컬렉터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다.

기자가 직접 와이스 앱을 통해 레고 피규어를 판매하는 모습이다.(와이스 앱 화면 갈무리)

딜러 입장을 체험해 보려고 직접 판매 방송을 진행해 봤다. 이미 단종된 2009년산 레고 해적 피규어를 경매에 올렸다. 개시 5분 만에 50여 명의 구매자가 입장했다.

이들 간 경쟁을 부추기고자 최고가를 갱신한 사용자를 호명하거나 물건의 희소성을 강조했다. 20여 분간 5개의 상품을 판매해 6만8500원을 벌었다.

방송 종료 후 발송해야 할 판매 건들은 딜러 페이지에 별도로 정리됐다. 구매자가 사전에 등록한 이름·배송 주소·전화번호 등이 표기돼 편리했다.

정산은 구매자가 물건을 수령 후 구매를 확정해야 완료된다. 플랫폼이 중간에서 안전거래를 담보해 주는 셈이다.

와이스의 판매 수수료는 3.7%다. 그럼에도 자잘한 물건들을 방송 한 번에 판매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이었다. 게시글을 여러 개 작성하거나 가격을 내리며 기다려야 하는 일반적 중고 거래보다 나은 부분이다.

입담이 좋거나 친절한 딜러는 구매자들이 그다음 방송을 기다리기도 했다. 최종 가격도 구매자 간 경쟁으로 결정되니 판매자와 구매자 간 기 싸움을 할 여지도 적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