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테무 무서운 성장…"손 놓고 있다간 국내 플랫폼 생태계 휘청"

테무 앱, 신규 설치 건수 4개월째 압도적 1위
美, 중국 상품 무관세 대상에서 배제하는 법안 검토

테무에서 '한복'을 검색하면 나오는 상품 (테무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Temu)의 가파른 확장세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5000원짜리 운동화, 7000원짜리 청바지를 파는 쇼핑몰을 가격으론 당해낼 재간이 없다.

국내 플랫폼 기업인 네카오(네이버·카카오)는 테무의 공격적인 광고 집행 덕에 수익 면에서 이익을 누리고 있지만 향후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도 테무의 성장을 막아낼 법안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테무 애플리케이션(앱)의 신규 설치 건수는 222만1981건으로 전체 앱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위 쿠팡플레이(96만8367건)와 차이도 2배가 넘는다. 테무는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설치 건수 1위를 기록 중이다.

공격적인 광고 집행이 비결 중 하나다. 저렴한 가격에 배송비 무료·반품 무료 혜택 등을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테무는 광고계 큰 손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미국에서 가장 비싼 광고 단가를 자랑하는 미국 '슈퍼볼 나잇'에서 광고를 6번이나 내보냈다. 30초 광고 하나에 약 700만달러(약 93억원)인 만큼 수천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테무는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에서도 공격적인 광고 집행을 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달 2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직구 플랫폼은) 경쟁상대일 뿐만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 볼 수도 있다"면서 "알리는 몇 년 전부터 네이버와 데이터베이스(DB)를 연계했고, 테무 역시 국내 시장서 관심이 커지는 만큼 광고 집행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카카오페이(377300)는 국내 간편결제사 최초로 테무와 결제 서비스를 연동하면서 거래액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와 테무는 본격적인 협업을 위한 마케팅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테무의 성장을 적절히 견제해야 할 필요성도 크다. 생산과 유통의 모든 공급 체인이 중국에 귀속될 수 있어서다. 한국은 소비만 하며 무역적자를 키울 수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테무에서 한국 역사와 문화를 왜곡하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과도한 확장을 견제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실익은 챙기면서 국내 플랫폼 기업을 보호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중국 해외 직구를 무관세 대상에서 배제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선 모양새지만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플랫폼법'은 테무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플랫폼 기업이 규제를 받는 동안 그 빈자리를 중국 기업이 선점할 수 있어서다.

박정원 안동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네이버와 쿠팡을 규제하는 동안 중국 기업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