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전문가, 또 떠난다"…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임원 삼성으로 이직
지난해에는 최정대 클라우드 개발 팀장이 스타트업 CTO로 이직
"조직 작아져 새로운 사업 도전하기 어려워…전문 인력 이탈 조짐"
- 손엄지 기자,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오현주 기자 = 클라우드를 주력으로 사업 체질 전환에 나선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물류 부문 축소 움직임을 보이자 관련 인력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이 인력들은 경험이 풍부한 핵심 인원들이어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클라우드 육성 전략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주영 전(前)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사업실장은 이달 삼성전자 DX 부문 생성형 인공지능(AI) TF장(상무)으로 자리를 옮겼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이끌어왔던 정 상무는 삼성전자 경영혁신센터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내 서비스 개발 등의 업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최정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개발 팀장이 물류 플랫폼 트레스링스 최고 기술 책임자(CTO)로 이직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 물류 사업을 접으려고 한다는 말이 돌았다"면서 "사업 범위가 줄어들어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 인력의 연이은 이탈은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은 아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달 1일 물적 분할을 통해 정보기술(IT) 관련 사업을 하는 신생 법인 KEP를 출범시켰다. KEP는 이르면 3월 시스템통합(SI) 자회사 디케이테크인과 합병을 추진한다. 카카오웍스 등 IT 솔루션은 떼어내고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9월에는 '카카오 I 클라우드'라는 서비스명을 '카카오클라우드'로 바꾸고 핵심 사업화를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해 단행한 고강도 구조조정 후폭풍은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회사는 지난해 9월 희망퇴직으로 기존 정원의 약 30%를 줄인 바 있다.
또 카카오엔터프라이즈 AI랩 인력은 카카오브레인으로 이동시켰고, 공공 SI 사업을 하는 인력은 KEP로 넘어가면서 조직은 더 작아졌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조직이 작아지면 실적 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여러가지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는데 속도가 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상 유지만 하려는 분위기가 전문 인력 이탈의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영업손실은 2020년 368억원, 2021년 901억원, 2022년 1406억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한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조직은 커지고 있고, 새로운 전문 인력도 충원된 상태라고 설명한다. 정주영 실장의 자리는 이재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사업담당 부사장이 채웠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클라우드 중심으로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산하 조직으로 클라우드CIC를 신설했고, 이를 기점으로 클라우드 부문의 사업 규모와 인력은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앞으로도 클라우드 사업 확대와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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