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중계에 1200억원 베팅한 티빙…온라인 무료 중계 끝날까

스포츠 중계로 구독자 유치 효과 뚜렷, 넷플릭스 추격 발판
중계권 재판매 계획 말 아끼는 티빙…무료중계 가능성 거론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 한국시리즈 마지막을 알리는 폭죽이 터지고 있다. 2023.11.1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CJENM(035760))이 프로야구 중계권을 따내며 OTT 업계서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넷플릭스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스포츠 충성 고객을 구독자로 유입해 수익을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중계권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베팅한 만큼, 이를 타 플랫폼에 재판매할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야구 팬 입장에서는 네이버나 SK텔레콤(017670)의 에이닷, LG유플러스(032640) 스포키 등에서 골라 볼 수 있던 선택권이 결과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느낄 수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전날 2024~2026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되면 프로야구 경기, 하이라이트, 주요 행사 등을 TV를 제외한 포털, 통신사 모바일, OTT 등에서 중계할 수 있는 권리와 재판매 사업권을 갖게 된다.

티빙은 야구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구단별 채널 운영과 두 번의 클릭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시청 환경 구현, 멀티뷰 분할 시청 지원 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파티형 관람 기능인 '티빙 톡'과 놓친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뿐 아니라 야구팬들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능과 콘텐츠 등을 추가해 새로운 야구 응원 문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통상 OTT는 드라마나 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구독을 유도해 왔다. 그래서 기대작 공개와 맞물려 이용권 할인 이벤트를 종종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는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가는 데다, 성공작을 꾸준히 공급해야 구독 해지를 막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반면 스포츠는 '시즌'(기간)으로 진행될 뿐만 아니라 고정적인 팬층이 있어 이른바 '락인(잠금) 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OTT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중계에 주력해 이용자를 크게 늘린 바 있다. 월간활성이용자 수(MAU)에서 티빙을 앞지른 적도 있다.

이같은 전례가 스포츠 중계 효과를 입증하자 CJ ENM은 연간 400억원대 3년간 총 1200억원을 베팅했다. 웨이브와의 합병을 앞두고 야구팬들을 최대한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하는 만큼 티빙의 중계권 재판매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유료 구독자 확보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한 티빙 입장에서는 중계권 재판매로 기대할 수 있는 유인이 많지가 않다.

이 경우 네이버나 다른 플랫폼에서 야구를 시청하던 사람들의 시청 채널 선택권은 줄어들 우려가 있다.

또 중계권을 확보한 OTT들이 유료 중계를 고수할 경우 무료 시청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반발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티빙이 경기 화질과 광고 등에서 차등을 둬 무료 중계와 유료 중계를 병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티빙 측은 이와 관련해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