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용 엠플 대표 "K뷰티 카르텔 없앤 플랫폼…누적 거래 400억원"
100여개 판매사·250여개 병원 참여…2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
내년 연간 기준 흑자 전환…매출 100억원 달성 기대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의료분야에는 '카르텔'이 항상 문제다. 의약품, 의료기기의 성능보다 판매사의 마케팅이 큰 힘으로 작용한다. 현직 의사가 이를 바로잡겠다며 창업을 결심했다. 미용의료기기 플랫폼 엠플의 김인용 대표를 만났다.
◇ '제조사-의사' 투명한 거래 만든 '메디오더'
김 대표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현직에 있으면서 불편하다고 느껴졌던 부분이 개선되면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싶어 창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엠플은 레이저, 필러, 보톡스 등 미용의료기기 주문결제서비스 플랫폼인 '메디오더'를 운영하는 회사다. 제조사(미용의료기기)가 물건을 메디오더에 올려놓으면 병의원이 주문·결제하는 과정을 연결한다.
김 대표는 "그동안 제조사들은 각 병원에 마케팅하며 물건을 팔았고, 의사들은 실제 성능을 검증하지 못하고 구매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메디오더는 의사들의 정확한 후기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판매사들엔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유인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만드니 가격 거품이 사라졌다. 판매사들은 마케팅에 들인 비용을 절감했고, 의사들의 피드백이 공유되니 양질의 의료기기만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 중심의 불투명한 주문결제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바꾸면 양질의 좋은 의료기기가 유통되고, 가격 거품이 사라진다"면서 "이러한 혜택은 일반 국민들이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도전은 성공했다. 1년 새 누적 거래 금액은 400억원을 넘어섰다. 100여개 판매사와 250여개 병원이 플랫폼에 들어왔다. 최근에는 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도 유치했다.
김 대표는 "마케팅 활로를 고민하거나, 신제품을 키닥터(의사를 가르치는 의사)에게 검증받고 싶은 판매사의 수요를 해결해 주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의사들은 플랫폼 안에서 병원 운영 방식, 미용의료기기를 더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특히 병원 개원을 준비하고 있는 의사들은 판매사들을 중구난방으로 만나기도 힘들고 어떤 기기가 좋은지, 적절한 가격인지 몰랐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후기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 세계 시장에서 '퍼스트무버' 될 것…내년 매출 100억원 기대
다른 미용의료기기 플랫폼과 달리 엠플만의 강점은 '교육'과 '해외 수출'이다. 이미 동남아시아 40만 의사 커뮤니티 '도큐티'에서 강의를 시작했고, 제품공급 독점계약도 체결했다.
김 대표는 "경쟁사들은 의료기기 유통에만 집중하지만 우리는 콘텐츠, 강의로 흥미를 유발하고, 필요에 따라 제품 수출도 도와줄 예정"이라면서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기기를 해외에 소개하는 게 사명"이라고 말했다.
의사가 병원을 운영하는 데 도움 될 만한 서비스도 계속 붙여나갈 예정이다. 해외 환자를 유치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내년에는 본격 해외진출에 나서고, 장기적으로 바이오에 투자하거나 직접 개발할 계획도 있다. 국내를 넘어서 세계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미용의료기기 관련 스타트업이 나오면 투자를 하고, 테스트를 해주면서 미용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미용 산업을 혁신적으로 이끌 수 있는 바이오 기술이 있다면 투자하거나 개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600조가 넘는 뷰티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 잡겠다"면서 "나스닥 시장에 상장해 뷰티업계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엠플의 내년 예상 매출액은 100억원 이상이다. 올해까지는 적자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벌써 흑자를 내고 있다. 내년에는 연간 기준 첫 흑자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매년 20% 이상 성장하는 미용의료시장에 투자자들도 매력을 느끼고 있다"면서 "내년 매출은 100억원 이상을 목표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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