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사업 적신호' 카카오, SM 인수 효과 누릴 수 있나

사법리스크 확산에 기업결합 심사 악영향 우려도
카카오엔터 '비욘드 코리아' 전략 향방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아지트. (뉴스1 DB)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금융감독원이 SM엔터테인먼트(041510·SM엔터) '시세조종 의혹'에 휩싸인 카카오(035720)를 상대로 수사 고삐를 죄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김범수 창업자를 상대로 밤샘 조사를 벌인 다음 날인 24일 '법인 처벌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법리스크'가 그룹 전반을 옥죄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진행 중인 카카오와 SM엔터 간 기업결합 심사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인수가 물거품 될 경우 '내수 기업'이란 꼬리표를 떼는 것은 물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려던 카카오의 청사진이 자칫 어그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현재 카카오와 SM엔터 간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애초 공개매수 전쟁으로 주목도가 높았고 수평·수직·혼합형 등 유형별 결합을 구분해야 해 심사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기업결합 건은 시장 독과점 여부를 중점적으로 보는 만큼 주가 조작 사안과는 별개라는 의견도 있지만, 수사·재판이 본격화하면 심사가 잠정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범죄 사실이 드러나면 심사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혹여 인수가 무산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의 계획은 차질이 생긴다. 기업공개(IPO) 작업 또한 밀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카카오의 SM엔터 인수가 카카오엔터의 성장에 직결된다고 봤다. SM엔터의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글로벌 콘텐츠·엔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어서다. 카카오엔터가 거느린 웹툰·웹소설, 드라마, 인터넷TV, 음원서비스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좋은 기회였다.

실제 지난 8월 카카오엔터와 SM엔터는 북미 통합 법인을 출범시켰다. 걸그룹 아이브와 에스파, 더보이즈, NCT, 라이즈 등 양사 및 산하 레이블 소속 가수들의 글로벌 활동을 지원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카카오에 있어 엔터 사업 확장은 그룹 전반의 수익성 제고는 물론 글로벌 진출을 가속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었다. 안정적인 기반 위에 향후 카카오엔터 IPO를 통한 재원 확보도 노렸으나 재판이 장기화하면 투자 동력이 떨어진다. 당장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달성도 버거워진다.

업계 관계자는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면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주주가치 제고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84@news1.kr